토큰증권법 통과…관련주 '출렁'
거래소 선정·年 투자한도 변수로
토큰증권 입법으로 달라지는 증권형태/그래픽=김다나 |
토큰증권(ST) 입법이 3년간의 진통 끝에 마무리되면서 중소벤처기업에 새로운 자금조달의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미술품 등 실물자산의 유동화에 속도가 붙게되고, 중소·벤처기업이 무형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다날·갤럭시아머니트리·서울옥션·유라클 등 국내 토큰증권 관련주 주가는 지난 15일 장 종료 직전 일제히 소폭 상승, 이튿날 상승 출발하며 변동폭을 넓혔다.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매수세를 자극한 요소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토큰증권과 실물·전자증권을 그릇에 비유한다. 주식·채권·ELS·DR 등 '정형적 증권'과 수익(비금전신탁)·투자계약 등 '비정형적 증권'을 담는 기술적 수단이란 취지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증권을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 같은 방식으로 발행한 토큰증권의 유통처를 증권사(투자매매·중개업자)로 넓히는 내용이다. 현재 증권은 종이에 인쇄한 실물증권이나 한국예탁결제원 서버에 등록한 전자증권으로만 거래된다.
과거 유동화하기 어려웠던 실물 기초자산이나 지적재산권(IP)·수익권이 토큰증권 입법을 계기로 증권 발행 사정권에 접어들면서 시장에선 기업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 단위 재무제표나 담보가 좌우하는 벤처투자·기업공개(IPO)·은행대출이 위축된 가운데, 규모가 작은 사업자도 특허나 개별사업에 대한 전망을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선 바이셀스탠다드가 이커머스 중소상공인 상생금융 상품을 개발했고, 해외에선 2019년 크로아티아 전기자전거 기업 '그레이프 바이크'가 담보 없이 140만유로(당시 19억원)를 조달한 전례가 있다.
기관이 주도하던 벤처 투자가 개인에게 개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일본 노무라홀딩스는 지난해 12월 벤처캐피털(VC) 펀드에 투자하는 증권형 토큰을 80억엔(753억원)어치 발행해 일정 자산·투자경험 요건을 갖춘 개인에게 판매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투자수단의 등장과 다양한 중소기업·스타트업·프로젝트의 자금조달 통로 확대라는 의의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 토큰화 지급수단과 연계할 경우 거래·자본효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추가 제도정비와 인프라 구축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범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장은 "자금난을 겪는 유망기업에게는 기회의 사다리가, 저성장 시대 투자자에겐 고수익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우수한 기술과 지적재산(IP)를 보유한 기업들의 가치를 증명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금융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고비로는 금융당국의 거래소(장외거래중개업자) 사업자 선정과 시행령 제정이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크라우드펀딩이 관련 법에 못박힌 '연간 일반투자자 투자한도 1000만원' 조항 때문에 활성화하지 못하고 사실상 고사했다"며 "토큰증권 투자한도는 법에 구체적인 액수가 명시되진 않지만, 시행령에 위임돼 있어 논의 동향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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