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연구 용역 시점 앞당겨
UAE 원전 4호기 전경 [사진=한국전력] |
18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원전 수출 일원화 개편안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1분기 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 차원의 개편안을 확정한 뒤 한전과 한수원 수장과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국제 소송 취하와 수출 체계 재편에 대한 최종 합의를 끌어낼 계획이다.
다만 한전은 최근 산업부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현행 이원화 구조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마케팅과 금융 조달을, 한수원이 건설과 운영을 맡는 기존 협업 체계가 각 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원전 수출은 지역별 분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아랍에미리트(UAE)·베트남 등 한국형 원전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지역은 한전이, 체코·루마니아·필리핀 등 설계 변경이 필요한 지역은 한수원이 담당하는 구조다.
그러나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해외 발주처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기관 간 불신과 정보 공유 부족이 수주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2009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사비 정산 문제는 갈등의 분수령이 됐다.
양사는 해당 비용 정산을 두고 현재 국제중재기관(LCIA)에서 중재를 진행 중이다.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인 두 기관이 국제 법정에서 다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출 체계 개편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산업부가 개편을 서두르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한·미 간 원전 협력 확대 움직임이 꼽힌다. 미국 내 원전 건설 과정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금 일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원전 수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출 창구 일원화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보고 있지만 주도권을 둘러싼 한전과 한수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원전 수출을 전담하는 제3의 독립 기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의사결정 구조만 복잡해지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느 방안도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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