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같다'의 AI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 ‘빼기’
운송·처리에 필요한 폐기물 품목과 규격 자동 분류
전국 80여곳 지자체 폐기물 관련 최신 정보 반영
하루·한 달 단위의 배출·수거량과 피크 시간대 추정
운송·처리에 필요한 폐기물 품목과 규격 자동 분류
전국 80여곳 지자체 폐기물 관련 최신 정보 반영
하루·한 달 단위의 배출·수거량과 피크 시간대 추정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나는 쓰레기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은 아니다. 버려질 운명이지만 어떻게 버려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주인은 말한다. 내 크기가 너무 크고 폐기물 기준상으로도 애매해서 버리기조차 어렵다고. 주인의 귀찮은 듯한 눈빛을 그대로 받으며 그저 거실에 서 있을 뿐이다. 안마 의자 마련해서 기쁘다고 팔짝팔짝 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 지나긴 했다.
주인은 고민 끝에 나를 사진으로 담는다. 골칫거리라고 친구한테 욕하려고 그러나 싶었다. 이게 웬걸. 갑자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폐기물 스티커를 구해와서 나에게 붙인다. 덕분에 나는 무사히 폐기물 트럭을 타고 분류장으로 이동했다. 바로 스타트업 ‘같다’의 인공지능(AI)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 ‘빼기’ 덕분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챗GPT) |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나는 쓰레기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은 아니다. 버려질 운명이지만 어떻게 버려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주인은 말한다. 내 크기가 너무 크고 폐기물 기준상으로도 애매해서 버리기조차 어렵다고. 주인의 귀찮은 듯한 눈빛을 그대로 받으며 그저 거실에 서 있을 뿐이다. 안마 의자 마련해서 기쁘다고 팔짝팔짝 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 지나긴 했다.
주인은 고민 끝에 나를 사진으로 담는다. 골칫거리라고 친구한테 욕하려고 그러나 싶었다. 이게 웬걸. 갑자기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폐기물 스티커를 구해와서 나에게 붙인다. 덕분에 나는 무사히 폐기물 트럭을 타고 분류장으로 이동했다. 바로 스타트업 ‘같다’의 인공지능(AI) 기반 자원순환 플랫폼 ‘빼기’ 덕분이다.
사진 한 장으로 폐기물 종류·중량 예측
빼기의 사진 패턴 분석 AI는 운송·처리에 필요한 폐기물 품목과 규격(소·중·대 등급)을 자동 분류한다. 객체 인식 모델이 화면 내 물체의 비율과 누적된 수거·무게 측정 데이터를 토대로 화면 속 폐기물이 어떤 물건인지, 어느 크기 군에 속하는지를 추정하는 식이다. 품목·재질별 평균 중량과 실제 처리 과정에서 쌓인 무게 측정 기록을 결합해 단가 산정에 필요한 수준으로 수치를 추정 및 보정 한다.
지자체별로 다른 폐기물 기준도 문제없다. 빼기는 각 지자체의 조례와 스티커 요금 체계를 기본 데이터로 삼는다. 전국 240여개 지자체 중 빼기의 서비스 대상 지역인 80곳 안팎 지자체 정보를 업데이트해 기본 데이터를 구축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API 형식으로 가져온다. 시스템 연동이 어려운 곳은 조례·계약이 변경될 때마다 소통하고 실시간 수준으로 업데이트해 항상 최근 정보를 제공한다. 서비스 지역의 지자체와 공식 협약을 맺고 있는 덕이다.
자원 배출량 예측까지…‘세상의 모든 쓰레기’ 분류도
빼기의 장점은 폐기물을 ‘예측’하는 데에도 있다. 빼기는 하루·한 달 단위의 배출·수거량과 피크 시간대를 추정한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품목이 어떤 요일·시간대에 어느 정도 규모로 배출되고 수거됐는지에 대한 수년 치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예측 데이터를 제공해 환경 개선 서비스를 돕는다. 지자체는 수거 차량·인력 배치, 예산 계획, 자원순환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다. 민간 수거업체는 배차와 동선을 최적화할 수 있다. 도시 전체 자원 흐름을 관리하는 차원이다.
‘세상의 모든 쓰레기’를 분류하는 것도 빼기의 강점이다. 가령 일부 지자체 조례에는 ‘안마 의자’ 품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럴 때 과거에는 그냥 길가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빼기는 해당 품목을 가장 유사한 공식 품목과 매칭한다. 가령 안마 의자라면 대형 고정형 의자, 대형 가전류 등으로 자동으로 연결해 분류한다. 합법 배출을 돕는 셈이다. 슬라임 같은 생활용품도 같은 원리로 사진과 재질·형태 정보를 바탕으로 기존 폐기물 기준에 가장 가까운 분류를 찾아준다.
빼기는 서비스 시작 이후 대형 폐기물 배출, 운송, 처리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면서 현재까지 약 640만건 규모의 폐기물 배출·처리 데이터를 축적했다. 같다는 단기적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100개 지자체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라짐에도 미덕이 있다. 오래된 폐기물이라고 해도 분류될 권리가 있다. 쓰레기 세상에까지 들어온 AI는 그렇게 ‘명예로운 사라짐’을 돕고 있다.
(사진=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