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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미국에게 계륵인가 벌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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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미국에게 계륵인가 벌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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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축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축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정의길의 글로벌 파파고는?



파파고는 국제공용어 에스페란토어로 앵무새라는 뜻입니다. 예리한 통찰과 풍부한 역사적 사례로 무장한 정의길 한겨레 선임기자가 에스페란토어로 지저귀는 여러분의 앵무새가 되어 국제뉴스의 행간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지?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미국으로 압송한 이후 베네수엘라의 미래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있다. 마두로를 대신해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마두로 정권의 실력자로 공권력과 군사력을 장악한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법무·평화부 장관 및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이 건재하다. 베네수엘라 치안은 차베스주의자로 구성된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민병대인 콜렉티보들이 담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두로 정권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침공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에 대해서도 석유회사들이 투자를 나서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권이나 베네수엘라 석유 모두가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편집자





Q. 트럼프는 미국의 침공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를 자신과 미국이 장악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런 것인가?



A.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인 베네수엘라 정부는 마두로만 없을뿐 이전과 그대로이다. 이들에 반대하는 시위나 세력도 없고, 우고 차베스 이후 정권을 떠받쳐 온 친정부 민병대인 콜렉티보가 오히려 더 나서서 치안 등 역할을 확대했다. 오히려 마두로 재임 때보다도 정권 입장에서는 더 안정적인 상황이다.



공권력을 틀어쥔 디오스다도 카베요 장관을 미국이 제거하려고 한다고 한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한다. 이는 그만큼 현재의 로드리게스 정권이 완전히 미국의 입맛대로 굴러가는 정부가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다. 물론 로드리게스 정부가 마두로 정부 때와는 달리 미국에 유화적이고 협조적인 체제를 구축한 것도 사실이다. 로드리게스는 대통령직을 승계한 이후 “마두로가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대통령”이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등 자원을 지키겠다” “미국의 작전은 불법이고, 마두로는 송환시킬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러면서도, 지난 4일 성명에서 “미국과 상호 존중하며 균형 있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미국과의 동행과 협조를 보였다.



현재 베네수엘라 상황을 보면, 미국은 봉쇄 등으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 강제할 수 있는 수단과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내정을 통제하는 것은 결국 현 정부를 통할 수 밖에 상황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 정부도 마두로를 제거한 미국이라는 힘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런 현실에서 독자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Q. 트럼프는 침공 직후에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협력자이고 마코 루비오 장관과 대화해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마두로 제거에 협력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현 베네수엘라 정권은 결국 친미 꼭두각시 정권이 되는 것이 아닌가?



A. 로드리게스가 미국의 마두로 제거에 협력했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이번 마두로 제거에 호응한 베네수엘라 내부의 협력 세력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협력이 마두로의 동선을 파악해주는 정도인지, 아니면 마두로 제거 이후 친미정권 수립까지를 기획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설사 친미정권을 세우는 기획까지 같이 했다고 해도 결과는 마두로 개인의 제거로만 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베네수엘라 지도부도 마두로의 제거에 동조하지는 않겠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절실하다. 마두로의 제거를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등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정부나 국민들에게나 불감청고소원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Q. 트럼프 행정부는 왜 친미우파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같은 야권 인사를 베네수엘라의 새 지도자로 밀지 않는가?



A. 마차도를 귀국시켜서 베네수엘라의 정부의 새로운 지도자로 만든다는 것은 기존의 정부 인사들을 제거하고 콜렉티보 등 친정부 민병대를 제압한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군사력이 상주하고, 막대한 자원이 들어가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와 ‘네이션 빌딩’(국가 재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또 내전이나 내란을 의미한다.



미국은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두 나라에서 정권 교체와 국가 재건을 벌였으나, 참혹한 실패로 끝났다. 미국은 모두 누적 6조달러 상당의 돈을 쏟아붓고도 내전과 내란에 시달리다가 두 나라 모두에서 도망치듯이 쫓겨나왔다. 트럼프는 이전 행정부의 정권교체와 국가재건 전략을 가장 비판한 사람이다. 트럼프의 계산이나 현실적으로 봐서도 기존의 정권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다. 중앙정보국도 침공 전에 마두로 제거 뒤 로드리게스 등 현 정권 주요인사들이 그를 이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권고했다.





Q.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이유는 석유 때문이라고 한다. 베네수엘라 석유는 그만큼 미국에 절실한 것인가?



A.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로 추정된다. 전 세계 확인 원유 매장량의 약 17~2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약 2670억 배럴를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석유는 전통적으로 국제 석유시장에서 큰 영향력이 없었다.



끈적끈적한 초중질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는 값싼 아스팔트나 벙커씨유가 많이 나올뿐더러 채굴 및 정제 비용이 높다. 생산 비용이 배럴당 50달러 내외이다. 사우디 등 중동에서 나오는 기름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 더구나, 베네수엘라 석유 시설은 우고 차베스 집권 이후 미국의 제재와 봉쇄로 노후화돼서 큰 투자가 필요하다. 이때문에 베네수엘라 석유는 현재 세계 석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정도이다.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유전 개발은 길게는 5년 정도의 준비 작업에다가 7억달러 내외의 초기비용이 필요한 장기적인 사업이다. 현재 석유값은 배럴당 60달러 내외인데다, 앞으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어서 석유 수요가 늘어날지도 의문이다. 석유회사들로서는 베네수엘라 석유가 경제성이 없는데다, 지금부터 투자를 하면 빨라야 5년 뒤에야 결실을 보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9일 백악관에서 석유회사 경영진을 불러놓고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에 1천억달러 투자를 압박했으나, 엑손의 최고경영자 대런 우즈는 “현재로선 투자할 수 없다”고 발을 뺀데서 잘 드러난다.



이라크 전쟁 때에도 석유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었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큰 이권을 얻을 것으로 생각됐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내전과 내란으로 장기화된 데다,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는 이라크 정부도 결코 석유 이권을 미국 회사들에게 헐값으로 넘기지는 않았다. 석유 회사들이 현재 베네수엘라 석유 개발에 들어간다면, 유일한 이점은 싼값에 이권을 획득해서 나중에 석유값이 오를 때를 대비하는 정도다. 미국이나 석유회사에는 베네수엘라 석유는 경제관점에서 보면 먹을 것은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계륵같은 존재이다.





Q.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왜 베네수엘라를 침공한 것인가. 현재 정권도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고, 석유 이권도 매력적이지 않는데.



A. 서반구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돈로 독트린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 우선한 것 같다. 베네수엘라의 목줄을 쥐면 쿠바도 잡을 수 있고, 다른 중남미 국가에 대한 장악력도 높아진다. 베네수엘라 침공이 끝나자마자 그린란드 획득에 대해 군사력 사용도 마다않겠다고 나서고 있다.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통제하겠다는 것, 그리고 그 전략 자원들을 미국이 통제하겠다는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 구상이 관철될 수 있을지, 또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미국에 줄지는 알 수 없다. 베네수엘라 석유가 계륵이듯이, 베네수엘라 자체가 미국에는 벌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베네수엘라 정책과 전략에 대한 분석이 기사 원문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230624.html?h=s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정의길의 글로벌 파파고



국제뉴스의 행간을 알기 쉽게 풀게 풀어주는 더 많은 질문과 답을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세요!



▶트럼프의 대통령 재취임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에 어떤 일이?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232324.html?h=s



주한미군은 감축하면 안 되나요?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207991.html?h=s



​네타냐후는 전투에서 이기고 있지만…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딜레마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203164.html?h=s



​전통적 매파의 몰락…‘트럼프주의자’만 남는다!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95869.html?h=s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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