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미 러브 미의 여자주인공 서준경(서현진 분) 사진|JTBC |
최옥찬 심리상담사ㅣJTBC 드라마 <러브 미>(연출: 조영민/극본: 박은영, 박희권/출연: 서현진, 유재명, 이시우, 윤세아, 장률, 다현 등)는 한 가족이 각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상담에서 성장을 이야기할 때는 성격의 성숙함을 이야기한다. 성숙함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된다.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드라마 <러브 미>는 스웨덴 드라마
'Love me'를 번역하면 ‘나를 사랑해’이다. 불현듯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날 추앙해요’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Love me'는 부모 자녀나 연인 관계에서 상대방을 향해 말하는 'I love you'가 아니라 사랑을 요구하는 명령법이다. 어찌 보면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표현이다. 심리적으로 갈구한다는 것은 어떤 심리적인 결핍과 연결된다. 서준경(서현진 분)이 한 밤에 홀로 걸을 때 다음과 같은 내래이션이 나온다.
"외로움은 치부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내 치부를 들여다볼 때면 방어기제가 발동한다. 누군가는 화를 내고 누군가는 도망친다. 외로움은 감추는 게 아니고 인정하는 거라고 또 누군가는 말하지만 그건 죽음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외로움은 대인 간 연결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생기는 정서인데, 애착이론은 그중에서 정서적으로 중요한 타자와의 안전감 결핍에 초점을 둔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중요한 타자'는 엄마다. 아이는 애착대상인 엄마와의 관계에서 정서적 유대감과 안전감을 느낀다. 그래서 애착대상의 상실과 분리를 경험한 아이는 불안, 슬픔, 우울을 느낄 수 있다.
애착이론의 기본 가정은 아이나 성인이나 할 것 없이 위협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애착대상에게 가까이 가서 안전을 회복하려는 애착체계를 작동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겁을 먹은 상황에서 엄마의 품에 안겨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과 같다. 그런데 어린아이가 겁먹을 때 엄마가 없거나 엄마가 안아주지 않으면 아기는 애착손상이 일어나고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다. 불안정 애착은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서준경이 경험하는 외로움은 단순히 사회적 접촉의 부족이 아니라 의미 있는 대상과의 상실이나 부재 경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준경은 절친인 배수진 부부가 있고 자주 만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준경은 가족이 있어도 그렇다.
준경이 반년만에 가족과 만나러 가는 날에 친구에게 "할 일 있어, 되게 피곤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속으로 '아니 사실 겁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집에서 엄마(김미란 분)와 마주 보고 앉아서 어색해한다. 준경은 가족들과 식사하다가 화를 내며 "아, 난 이 집에만 오면 늙는 거 같애"라고 말한다. 이에 준경이 엄마는 "왜 집이래? 나라 그러지. 나만 보면 늙는다 그러지"라고 한다.
집은 물리적 공간이면서 정서적 공간이다. 준경이 집에 가는 것이 겁나는 것은 부모와의 부정적인 정서 경험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준경에게 집은 안전감이 느껴지지 않는 무서운 곳이다. 준경의 엄마가 말한 것처럼 준경이 정서적으로 힘든 것은 집이 아니라 엄마와의 관계다. 주양육자인 엄마와의 관계에서 안전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집이 무서운 것이다.
준경은 불안정 성인 애착을 보인다. 준경이 어릴 적에 엄마와 어떤 정서 경험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의 사고 후로 둘 사이는 매우 어색해졌다. 엄마의 사고는 가족에게 매우 큰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스트레스 사건 이후 안정애착과 불안정애착은 회복탄력성에서 차이가 난다. 당연히 안정애착이 회복탄력성이 더 높다. 그런데 준경이 엄마와 준경은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한 후 회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준경이 보이는 회피적인 태도를 보면 불안정 애착 유형의 특성을 보인다.
애착이론적 관점에서 서준경이 주도현(장률 분)을 만나는 과정을 보면 좋은 애착 대상을 만나 의지적으로 노력하면 불안정 애착일지라도 안정 애착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현이 준경을 우연히 만난 후 우연한 만남이 거듭되면서 준경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준경을 만나서 그동안 준경을 바라보면서 느낀 것을 말한다.
"외로워 보였어요. 마치 외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해야되나. 세상에 외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이 말을 듣고 외로움이라는 치부가 들킨 준경은 관계에서 원래 하던 대로 도망친다. 준경은 불안정 애착 중에 회피형이었다. 그런데 준경이 자신의 관계패턴에 변화를 준다. 용기가 필요하고 의지가 필요하다. 좋은 애착대상을 만나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래서 준경은 도현을 직접 찾아가서 용기 내어 말한다.
"미안해요. 솔직하지 못했어요. 나는 매번 아닌 척 거짓말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내 말은... 도현 씨를 알아보고 싶어요. 천천히 알아가 봐요"
준경은 엄마에게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사랑의 결핍을 요구하는 'Love me'가 아니라 'I love you'를 하기 위해 의지적으로 노력한 것이다. 애착이론 초기에는 애착유형이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성인 애착 등을 연구하면서 애착유형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안정적인 사랑하는 관계를 통해 정서적 안전감을 충분히 경험하고, 관계에서 정서조절 능력을 키우고, 관계 기술을 훈련하면서 불안정 애착일지라도 안정 애착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준경처럼 괜찮다고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낀다면, 좋은 대상이 있다면 사랑을 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
Copyright @2013~2025 iN THE NEWS Corp.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