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핌 언론사 이미지

"관세보다 무섭다"…'제3국 규제'가 한국 수출 조인다

뉴스핌
원문보기

"관세보다 무섭다"…'제3국 규제'가 한국 수출 조인다

서울맑음 / -3.9 °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미국발 보호무역이 관세를 넘어 글로벌 규제로 확산되면서 한국 수출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장벽을 높이자,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물량이 유럽·아시아·중남미 등 제3국으로 이동하는 '무역전환'이 본격화했다. 이에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에 들어갔다. 관세 충격이 미국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 기업이 경쟁하는 해외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구조다.

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보호주의는 반덤핑·상계관세 같은 전통적 무역구제조치뿐 아니라 관세 인상, 통관 절차 강화, 수량 제한 등 '기타 무역조치'까지 늘어나며 전방위로 강화되고 있다.

부산 남구 감만부두 등 부산항 일대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부산 남구 감만부두 등 부산항 일대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히 트럼프 2기 관세정책은 모든 국가에 최소 10% 관세를 적용하고, 철강·알루미늄 중심이던 품목별 관세를 자동차·구리·목재 등으로 확대했다. 반도체·의약품 등 핵심 산업까지 조사 대상으로 포함되면서 불확실성도 커졌다.

문제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중국의 수출 경로를 바꾸면서, 한국 기업이 맞닥뜨릴 경쟁 구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줄어든 반면, 아세안·인도·남미 등 미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바뀐 물량은 결국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제3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산 저가 물량과 직접 충돌할 여지가 커진다.

각국의 대응은 이미 철강 산업에서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기존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관세 쿼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쿼터 초과분 관세를 5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입 철강의 조강 국가를 증명하도록 하는 '조강기준(melt and pour)' 도입까지 거론되면서 규제의 성격은 단순 관세를 넘어 공급망 추적과 원산지 검증으로 확장되고 있다. 캐나다도 철강 쿼터제와 관세를 강화했고, 일본은 반덤핑 조사 확대와 우회덤핑 방지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등 주요국이 일제히 방어막을 높이는 분위기다.

한국 수출기업 입장에선 '제3국 장벽'이 새 리스크로 떠올랐다. 무역전환을 우려한 국가들이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의 수출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도 동시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중국 등 제3국의 잉여 물량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 수출길이 좁아지는 가운데 국내 시장 방어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우회수출 단속 강화도 한국 기업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변수다. 미국이 멕시코와 아세안 국가를 중국산 우회수출 거점으로 지목하면서, 멕시코는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고 아세안은 원산지 검증과 통관 단속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진=무역협회]

[사진=무역협회]


한국은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있지 않아, 관세 인상 국면에서 일본 등 경쟁국 대비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아세안 생산기지를 활용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역시 원산지 증빙과 통관 검증이 강화될 경우 행정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보고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관세 충격이 규제 확산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기업들은 미국 관세뿐 아니라 제3국의 수입 규제, 원산지 검증, 통관 리스크까지 포함한 다층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유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2025년이 미국 관세의 해였다면 2026년은 관세 충격이 제3국 규제로 번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대미 수출 리스크뿐 아니라 유럽·아세안 등 제3국 시장에서 원산지 검증과 통관 부담까지 동시에 커지는 '이중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