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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된 작전 방식으론 더 이상 승리는 없다[김정유의 Military Insight]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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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된 작전 방식으론 더 이상 승리는 없다[김정유의 Military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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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합동 전영역(Joint All-Domain)
김정유 장군은 육군사관학교 44기로 임관해 군 생활 대부분을 정책 부서가 아닌 야전에서 보낸 작전 전문가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처장, 제17보병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육군 소장으로 전역했다. 이 연재는 필자가 대한민국 군에 몸 담고 있는 동안 발전시키지 못했던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 부재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20회에 걸쳐 미국·독일·이스라엘·일본의 작전적 사고 사례를 차례로 검토하고, 한국의 고대·현대 사례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해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논증할 예정이다. 국가별 작전적 사고를 비교·분석해 미래전 양상에 부합한 한국군의 작전적 사고를 제안한다.<편집자주>

앞서 우리는 왜 공세(Offensive)가 작전적 사고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공세적 결심만으로 전쟁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공세가 어떤 구조를 통해 구현되는가다.

오늘날의 전쟁에서 공세는 단일 군종이나 단일 전장에서 실현될 수 없다. 공세가 현실의 전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합동·전영역(Joint All-Domain)이라는 구조를 필요로 한다. 과거의 전쟁이 육·해·공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각 군의 화력을 단순히 조율(Deconfliction)하는 수준이었다면, OJADEO(Offensive Joint All-Domain Effect First Operation)즉 공세적 합동 전영역 효과우선작전이 지향하는 미래전은 전 영역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통합하여 적에게 빠져나갈 틈이 없는 ‘다영역 동시 딜레마’를 강요하는 것이다.

합동의 오해: 협조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

한국군에서 ‘합동’은 오랫동안 군별 협조나 임무 분담의 의미로 이해되어 왔다. 육군은 지상을 담당하고, 해군은 바다를, 공군은 하늘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업적 합동은 현대전에서 더이상 작전적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는 여러 전력을 나열하는 방식일 뿐, 하나의 전장을 설계하는 사고는 아니기 때문이다.

작전적 의미에서의 합동이란 여러 군이 함께 싸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전장을 하나의 논리로 설계하는 것이다. 즉, 육·해·공의 구분 이전에 ‘어떤 효과를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낼 것인가’를 먼저 규정하고, 그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군종과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력을 조직하는 사고다. 합동은 협조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합동 전 영역 개념이 등장한 것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분절된 작전방식으로는 더 이상 승리할 수 없다는 절박한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전영역(All-Domain)은 종종 ‘전장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오해된다. 그러나 전영역의 핵심은 공간의 확장이 아니다. 전영역의 본질은 동시성에 있다. 지상·해상·공중·사이버·우주·전자기·인지 영역이 순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결심 아래 동시에 효과를 만들어내는 구조가 전영역 작전이다.

특히 현대전에서는 물리적 영역보다 비물리적 영역이 전쟁의 전제를 규정한다. 우주 영역은 전략적 눈과 귀의 장악을 위해 필요하다. 지상전투를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이다. 위성 기반 감시·정찰, 통신, 항법 체계가 무너지면 첨단 전력은 눈과 귀를 잃는다. 인지 영역은 적의 뇌를 타격하는 최종 전장으로써 다른 영역보다 더 앞선 전장이다. 지휘관의 판단, 정치 지도부의 결심, 국민과 동맹의 인식이 흔들리는 순간 물리적 전투는 시작도 하기 전에 방향을 잃는다.


공세는 적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적이 결심할 수 없는 상태를 먼저 만드는 사고다. 우주와 인지영역은 그 결심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제거하는 가장 공세적인 전장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전영역이란 단순히 싸우는 공간의 나열이 아니라,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조건을 동시에 다루는 사고 구조를 의미한다.

JADO와 JADC2: 개념과 체계의 구분

이 지점에서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 JADO와 JADC2다. JADO(합동 전영역 작전)는 ‘어떻게 싸울 것인가’에 대한 작전 개념이며, JADC2(합동 전영역 지휘통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연결 체계다. 다시 말해 JADO는 전장을 설계하며 JADC2는 전장을 연결하는 중추신경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군의 JADO 수준을 냉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미군은 JADO를 하나의 완성된 교리로 운용하고 있는 단계라기보다는, 각 군의 개념과 체계를 연결해 가는 진행형 프레임워크에 가깝다. 기술적 실험과 데이터 연결은 빠르게 진전되고 있지만, 군별 문화 차이, 지휘 권한 문제, 데이터 표준화 등으로 인해 완전한 공세적 전장 설계 논리로 통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점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합동·전영역은 기술이 해결해 주는 문제가 아니라, 사고체계가 먼저 정립되어야 가능한 구조라는 점이다.

공세적 결심이 단일 영역에서만 실행될 경우, 그 효과는 국지적이고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공중에서 타격해도 지상에서 회복되고, 물리적 파괴를 가해도 인지 영역에서 시간을 벌 수 있다. 반대로 공세가 합동·전영역 구조로 설계될 경우, 적은 동시에 여러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 사이버 공격으로 지휘체계를 혼란시키는 동시에, 우주 영역에서 감시·항법을 제한하고, 전자전으로 통신을 마비시키며, 물리적 타격이 가해진다면 적은 어느 한 영역에서 회복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공세는 이처럼 합동·전영역 구조를 통해서만 전장의 구조를 고정할 수 있다.

한반도 전장에서 합동·전영역은 필수

한반도의 미래 전장은 합동·전영역을 선택의 문제로 남겨두지 않는다.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사이버 공격, GPS 교란, 특수작전은 동시에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핵 위협이 결합되면 전쟁은 물리적 충돌 이전에 결심을 지연시키는 형태로 전개된다. 또한 미·중 경쟁과 대만해협 위기가 연동될 경우, 한반도는 단순한 지역 전장이 아니라 전략적 후방이자 연결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이 환경에서 단일 군종이나 단일 영역에 기반한 공세는 현실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OJADEO에서 공세는 방향이다. 그렇다면 합동·전영역은 그 방향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구조적 조건이다. 공세가 없는 합동·전영역은 분산된 기술 운용에 그치고, 합동·전영역 없는 공세는 순간적 충돌로 소진된다. OJADEO는 이 둘을 결합함으로써 공세적 사고를 전장의 구조로 고정한다.

합동·전영역은 첨단 기술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공세적 사고를 현실의 전쟁으로 변환하는 사고의 구조로써 전영역의 자산을 하나의 지휘체계(JADC2)아래 묶어 적이 감당할 수 없는 동시다발적 딜레마를 선사하는 구조이다. 미군이 JADO를 실험하는 동안, 한국군은 OJADEO를 통해 공세적 전장 설계라는 사고의 기준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합동과 전영역은 기술적 유행이 아니라,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는 실질적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

17편의 ‘공세적 의지’가 이 구조를 타고 흐를 때, 한국군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에도 미군의 첨단 자산과 완벽히 동기화되어 전장을 주도할 수 있다. 분절된 전장을 유기적인 생명체로 통합하는 힘, 그것이 바로 OJADEO의 두 번째 기둥인 ‘합동 전 영역’의 실체다.

다음 편에서는 이 구조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먼저 무력화해야 하는가, 즉 ‘효과 우선(Effect-First)’이라는 작전 설계 기준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