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서 구조조정안 통과 전망
기술굴기 본격화 관측
차세대 항공유 선점도 가속화
노후 설비 정리에 공급 과잉 완화 기대도
기술굴기 본격화 관측
차세대 항공유 선점도 가속화
노후 설비 정리에 공급 과잉 완화 기대도
여수 석유화학 국가산단 전경. [헤럴드 DB]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오는 3월 초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석유화학 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발 범용 제품 과잉 공급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중국 또한 해당 영역에서 질적 성장을 꾀하며 바짝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노후 설비 정리에 본격 나설 경우 글로벌 공급 과잉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교차하고 있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양회에서 향후 5년간의 국가 경제 청사진인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 최종안을 공식 승인한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권고안이 채택된 데 이어, 이번 최종안은 석유화학을 포함한 핵심 산업의 ‘신질 생산력’ 확보를 위한 실행 방안을 명문화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모아진다.
특히 석유화학은 이번 5개년 계획의 ‘녹색 구조조정’ 1순위로 여겨진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최근 15차 5개년 계획 수립 회의를 주재하며 녹색 기술 중심의 경제 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강조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9월 공업정화부 등 7개 부처가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안정적 성장 실행방안(2025~2026년)’을 통해 부가가치 연평균 5% 성장 목표와 함께 강력한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중국은 노후 설비 기준을 기존 30년에서 20년으로 대폭 줄여 폐쇄·개조를 추진하며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동시에 전자화학품과 고성능 폴리올레핀 소재 등 첨단 소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내 석화업계 입장에서는 기술 추격이라는 위협과 공급 과잉 해소라는 기회로 모두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정유화학 분야의 고부가가치 전환과 관련해, 최근 매우 공격적인 중국식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현지 당국은 지난 8일 세계 최대 정유 업체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아시아 최대 항공유 서비스 기업 중국항공유그룹(CNAF)의 초대형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항공유 생산부터 급유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하나로 묶이며 중국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차세대 먹거리인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에서도 앞서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중국이 감산 모드를 넘어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 재편에 본격 속도를 내면, 국내 석화 산업이 또 한번의 파고를 맞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 생존 전략으로 택한 스페셜티 시장마저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설비뿐 아니라 인력까지 줄이며 버티는데 스페셜티 분야까지 중국에 추격 당하면 미래 대안도 잃는다”고 했다. 글로벌 에너지·석유화학시장 정보기관 ICIS는 최근 ‘2026 세계 화학 시장 전망’ 분석에서 중국이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분야에 이어 친환경 화학제품 및 서비스 분야로 선도적 지위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산업 구조가 저가 범용에서 고부가·친환경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단 것이다.
다만 국내 석화업계 전반에서 범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인 만큼, 중국의 노후 설비 구조조정이 동북아 시장의 공급 과잉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업체의 수익 기반은 여전히 범용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양회를 계기로 노후화 설비 교체를 가속하면 오히려 동북아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도 있다”며 “경기 기복에 따라 부침은 있겠지만 석화산업의 기반은 결국 범용 제품이란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