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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란 맞아?…이슬람혁명 전 ‘중동의 파리’ 모습 보니[나우, 어스]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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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란 맞아?…이슬람혁명 전 ‘중동의 파리’ 모습 보니[나우,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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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머리 풀고 거리 활보…해변가서 수영복 차림
옛 팔레비 왕조, 히잡 금지하고 서구식 복장 장려
이슬람 혁명 후 히잡 의무화...“지각변동급 변화”
이슬람혁명 전 이란 여성들 모습.

이슬람혁명 전 이란 여성들 모습.



이슬람 혁명 후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있는 모습.[X 캡처]

이슬람 혁명 후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쓰고 있는 모습.[X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에서 격화한 반(反)정부 시위에서 히잡을 벗은 여성들이 시위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다. 히잡을 착용하는 오늘날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긴 머리를 푼 채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영국 BBC 방송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은 이란에 지각변동을 가져왔으며, 여성들에게 끼친 변화는 매우 컸다”며 “특히 여성의 복장과 머리 스타일을 둘러싼 규범이 집중적으로 주목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긴 생머리에 거리 활보, 히잡 없이 수영복 차림…‘혁명 전’ 팔레비 왕조의 이란
이슬람 혁명 전 이란의 한 해변가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이슬람 혁명 전 이란의 한 해변가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이란에서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는 팔레비 왕조(1925~1979)가 있었다. 1979년까지 거의 40년 동안 이란은 친서방 성향의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샤가 통치했다.

이란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 젊은 남녀의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이란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전 젊은 남녀의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옛 팔레비 왕조는 1930년대에 들어서 여성들의 히잡 착용을 금지했으며, 서구식 복장을 입도록 장려했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팔레비 왕조 당시 “이란의 경제와 교육 기회가 확대됐다”며 “(샤는) 서구 지향의 세속적 근대화를 채택하도록 나라를 밀어붙였고, 일정 수준의 문화적 자유를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시내 풍경. [엑스(X·옛 트위터) 캡처]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 이란 시내 풍경.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이 시기 여성 권리도 크게 확대됐다. 미국 외교 전문지 인터내셔널 폴리시 다이제스트(IPD)에 따르면 여성은 교육을 받도록 장려됐고 남성과 비교적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었다. 당시 여성은 1960년대 중반 참정권(투표권)을 얻었고, 이후 국회에 선출되기도 했다.

다만 팔레비 왕조가 친서방적 자유화를 꾀했음에도, 정작 통치 방식에 있어선 권위주의적이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팔레비 왕조는 어떤 형태의 반대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점점 더 권위주의적으로 변한 조치들과 결국 다당제 통치의 폐기가 악명 높은 혁명의 무대를 마련했다”고 짚었다.

여성들의 히잡 착용 의무화…2022년 히잡 혁명선 사망자 551명

지난 2016년 2월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의 모습. [로이터]

지난 2016년 2월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한 여성들의 모습. [로이터]



그러나 1979년 이란에서 일어난 이슬람 혁명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사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1980년대 이슬람 정권이 들어선 뒤, 모든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정부 규정은 이란 사회의 일상과 문화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IPD는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인 루홀라 호메이니 아야톨라가 정권을 잡기 전 이란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고 전했다.

더 위크는 “이슬람 혁명이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이슬람의 틀을 제시했고, 지금까지도 존속하는 매우 보수적인 신정 체제를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정 체제는 신의 대변자인 사제가 지배권을 가지고 종교적 원리에 의하여 통치하는 정치 체제를 가리킨다.


히잡을 착용한 이란 여성들. [게티이미지]

히잡을 착용한 이란 여성들. [게티이미지]



이후 이란에선 2022년 히잡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22세 쿠르드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부적절한 히잡 착용을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하자 청년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시위는 이란 당국의 강경 대응 아래 진압됐다. 시위 이후 복장 규정을 어기는 사람에게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 ‘히잡과 순결 법안’도 등장해 오히려 복장 규정이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2024년 3월 발표된 유엔 인권이사회 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히잡 시위에 대한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551명이 사망했으며 1500명 이상이 체포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8일부터 격화되고 있는 이란 반정부 시위는 이란의 신정체제마저 뒤엎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리알화 가치 폭락을 계기로 그간 서방의 제재에 따른 물가 폭등, 생활고 가중에 시달리던 민심의 분노가 상인을 구심점으로 거리로 터져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압박에 가세하면서, 이란의 정치체제가 근본적 변곡점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