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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여론이 먼저 움직였다…AI 시대, 원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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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여론이 먼저 움직였다…AI 시대, 원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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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원전 건설을 둘러싼 여론이 분명한 방향을 보이고 있다. 1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4%로 과반을 넘었다. 오랜 기간 이념과 진영의 문제로 소비돼 온 원전 이슈에서 국민 인식이 먼저 현실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정치가 뒤따라야 할 지점이 분명해졌다. 그간 원전 정책은 지나치게 정치화돼 왔다. 여야는 윤석열 정부 시절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합의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초기 “수십 기가와트의 전력을 원전으로 충당하려면 원전 30개 이상을 더 지어야 하는데, 그걸 어디에 지을 수 있느냐”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원전은 정치적 부담이 더 큰 선택지였다. 그러나 상황은 빠르게 달라졌다. AI와 반도체가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전력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 과제가 됐다. 이 대통령 역시 이후 “원전 문제가 정치 의제가 돼 편 가르기 싸움이 됐다”며 실용적 접근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중국 순방 이후에는 ‘AI 대전환’과 함께 ‘에너지 대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기조의 변화는 이미 여러 차례 감지돼 왔다. 이 같은 흐름을 공식화한 것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이다. 김용범 실장은 “AI와 반도체는 전기 먹는 하마”라며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원전을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기후·전력이라는 현실의 문제로 다루겠다는 인식 전환으로 읽힌다.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해야 하는 국가 목표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당연히 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간헐성과 출력 불안정이라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분명하다. 24시간 전력을 요구하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정은 ‘의지’가 아니라 ‘물리적 안정성’을 필요로 한다. 세계 주요국이 탈원전에서 원전 재평가로 선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공은 정치에 넘어왔다. 국민 여론은 이미 한발 앞서 움직였고, 대통령과 정책 라인에서도 인식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남은 과제는 안전성, 입지, 지역 수용성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책임 있게 설계하느냐다. 공론화는 필요하지만, 결정을 미루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AI 시대의 에너지는 선택지가 아니다. 국가 경쟁력의 전제 조건이다. 여론이 먼저 답을 내놓은 지금, 정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원전을 금기어로 둘 것이 아니라 과학과 데이터, 그리고 국민 인식 위에서 결단해야 한다. 이것이 실용 정부의 시험대다.
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는 15일 국회에서 신규 원전 유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된 울산 울주 서생면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라"고 촉구했다. 2026.1.15 [사진=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

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는 15일 국회에서 신규 원전 유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준비된 울산 울주 서생면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라"고 촉구했다. 2026.1.15 [사진=신규원전자율유치 서생면 범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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