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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사태 그후]①통신3사는 무엇을 책임졌나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왕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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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사태 그후]①통신3사는 무엇을 책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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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면제했어도 시민단체 "보상 미흡" 지적

통신사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 보상에 소극적이던 통신사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은 피하지 않았다. 최근 번호이동 바람이 거셌던 배경을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해 통신3사는 보안 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해킹사태 이후 각 사는 나름의 보상안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보안망이 나란히 뚫리며 국민들을 불안감에 떨게 했지만 사후 대책이 일종의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비판이 거셌다.

SK텔레콤은 약 2300만명의 이용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가입자식별정보(IMSI), 전화번호, 유심 인증키(Ki·OPc) 등 25종의 민감 정보가 포함됐다.

KT는 초소형 기지국 펨토셀의 보안 허점으로 인해 총 368명(777건)의 고객이 2억4300만원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 가입자식별정보(IMSI), 국제단말기식별번호(IMEI), 전화번호가 유출된 피해자는 2만2227명이다. LG유플러스 역시 해킹 정황 서버를 폐기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통신사들은 해킹 사태 이후 고객 피해 보상 방안 대책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전 고객 유심 무료 교체와 함께 열흘간 위약금 면제, 8월 한달간 통신 요금 50% 할인 등을 제공했다. 8월부터 12월까지 50GB(기가바이트)의 데이터도 무료 제공했다. KT는 무단 소액결제 피해액 전체 보상과 보름간 위약금 면제를 시행했다. 오는 2월부터 7월까지 매달 100GB 추가 데이터와 OTT 무료 이용권도 제공한다. 다만 SK텔레콤과 달리 통신요금 할인은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해를 입은 고객들 사이에서는 이는 기본적인 조치일 뿐 실질적인 보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민단체에서도 통신사들의 태도를 연일 질타하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위약금 면제는 통신사가 계약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한 데 따른 계약상 책임을 이행한 것이지 피해 보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요금제 할인도 실질적인 피해 보상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같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는데도 요금제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만원짜리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과 5만원짜리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은 할인율이 동일하더라도 실제 감면 금액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 팀장은 "요금 감면은 요금제 금액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진다. 통신사가 자사 이익에 맞게 보상 금액을 조정한 것이다. 또 OTT 이용권이나 데이터 추가 이용권 등도 탈퇴한 고객은 받을 수 없다"며 "진정한 보상이라면 탈퇴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모두에게 동등한 수준의 현금성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소비자원이 해킹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권고했으나 조정이 성립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개인정보위가 해킹 피해자 1인당 3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분쟁 조정안을 거부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요구한 1인당 10만원 지급 결정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적 강제력이 없을 뿐 아니라 배상 규모가 막대해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개인정보위와 소비자원의 권고안을 전체 고객에게 적용하면 SK텔레콤의 피해 보상액은 각각 6조9000억원, 2조3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현재로선 과징금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에 개인정보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1347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SK텔레콤이 해당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KT의 경우 무단 소액결제 사고까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처벌 수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과징금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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