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전자는 충전할 때마다 '숨은그림찾기'를 했다. 환경부, 한국전력, 민간 사업자마다 제각각 흩어진 정보 속에서 '충전기는 어디에 있는지', '지금 사용은 가능한지'조차 알 수 없었다. 힘겹게 충전소에 도착해도 고장 난 기기 앞에서 발길 돌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2017년 출시된 이브이웨어(evWhere)는 이 파편화된 지도를 하나로 통합했다. 광고나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실시간으로 충전소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전기차 이용자 사이에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타디스테크놀로지는 정보 제공을 넘어 충전 인프라 전 영역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3년 세계 최초 OCPP 2.0.1 CSMS 인증 획득에 이어, 지난해 국토교통부 장관상과 K-디지털 브랜드 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입증한 이용권 대표를 만나 회사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들었다.
2017년 출시된 이브이웨어(evWhere)는 이 파편화된 지도를 하나로 통합했다. 광고나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실시간으로 충전소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전기차 이용자 사이에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타디스테크놀로지는 정보 제공을 넘어 충전 인프라 전 영역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3년 세계 최초 OCPP 2.0.1 CSMS 인증 획득에 이어, 지난해 국토교통부 장관상과 K-디지털 브랜드 대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입증한 이용권 대표를 만나 회사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들었다.
반도체 전문가에서 전기차 데이터 혁신가로
이 대표는 반도체 전문 기업 텔레칩스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을 총괄하던 전문가였다. 사업에 대한 확신을 얻은 결정적 계기는 자신이 직접 볼트EV, SM3 같은 전기차를 운행하면서부터였다.
"2016~2017년 당시 충전소 자체가 적었을 뿐 아니라, 운영 주체마다 정보가 파편화돼 있었죠. 친환경 실천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전기차 타기'라고 믿었지만, 정작 사용자 경험은 최악이었어요."
그는 '데이터가 인프라를 바꾼다'는 가설을 세웠다. "하드웨어 설치를 넘어, 이를 연결하는 데이터 플랫폼이 시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그는 대학 후배로부터 충전소 데이터 통합 아이디어를 얻은 후, 직접 웹에 정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불편하니, 남도 불편할 것이라는 확신이 개발의 원동력이었어요. 수익 모델을 사용자로부터 찾는 게 아니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전기차 보급을 앞당기겠다는 미션이었죠."
두 번의 '세계 최초', 글로벌 기술 주도권 선점
타디스테크놀로지는 2021년 OCPP 1.6 보안 프로파일에 이어, 2023년 OCPP 2.0.1 CSMS 인증을 획득했다. OCPP는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채택한 국제 표준 개방형 통신규약이다.
OCPP 2.0.1에 추가된 핵심 기능은 PnC(Plug&Charge)와 V2G(양방향 전력전송)다. PnC는 충전기를 차량에 꽂기만 하면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진행돼 앱(어플리케이션)이나 카드가 불필요하다. V2G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전력망으로 되파는 기술이다. 전력 수요 피크 시간에 차량 전력을 공급하고, 수요가 적을 때 충전하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달리는 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한다.
글로벌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단일 플랫폼 통합 솔루션이다. 자체 충전 관제 플랫폼 '이브이클라우드(evCloud)'를 통해 기존 TCP/IP 기반, OCPP 1.6, 최신 OCPP 2.0.1 충전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최초 충전 정보 서비스 이브에웨어의 빅데이터를 결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최적화하는 '전주기 솔루션' 능력을 갖췄다.
수직계열화로 완성한 기술적 완결성
"전기차 충전은 하드웨어와 통신 규격, 서비스 앱, 전력망 운영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복합 생태계입니다.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을 연동할 때 발생하는 통신 오류나 데이터 불일치를 차단하고, 표준 기술 업데이트 시 플랫폼과 충전기를 최적화하기 위한 전략이죠."
각 사업부는 독립 수익 모델을 가지면서도 데이터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창출한다. 이브이웨어가 수집한 사용자 충전 패턴과 장소별 수요 데이터는 어디에 어떤 충전기가 필요한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이브이클라우드는 이를 바탕으로 동적 부하분산 기술을 적용해 전력 피크 시간대에 충전량을 조절한다.
이브이콘(evCON)은 플랫폼 요구사항에 100% 최적화된 스마트 충전기를 생산하고, 이브이플러그(evPlug)는 실제 운영을 통해 하드웨어 내구성과 플랫폼 안정성을 검증해 기술 고도화에 피드백한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남의 하드웨어로는 온전히 구현할 수 없었어요. 범용 충전기로는 차량 정보를 식별해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어지는 PnC나 전력을 되파는 V2G 구현에 한계가 있었죠." 충전기를 직접 개발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금융 보안 수준의 오픈형 스마트 충전기
2024년 KT그룹 계열사 '스마트로'와 공동 개발한 '오픈형 스마트 충전기'는 회원카드 없이 신용카드나 애플페이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고가의 별도 카드 단말기를 장착하는 방식이 아니라, 충전기 메인 보드가 직접 신용카드 정보를 처리하도록 안전 설계한 게 핵심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실시간 운영체제 기반에서 충전 제어 로직과 신용카드 암호화 처리 로직이 충돌 없이 작동하게끔 시스템 리소스를 정밀하게 최적화했어요. 스마트로와 협업해 금융권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했죠."
기존 RFID 회원카드는 16자리 번호 복제가 쉬워 보안에 취약했다. 그러나 오픈형 충전기는 금융 표준 보안이 적용된 NFC 방식을 사용해 부정 사용을 차단한다. 실시간 결제 알림, 24시간 분실 신고, 부정사용 시 카드사 보상 등 금융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전기차 충전기가 금융 기기로서 여신금융협회 인증·등록을 완료한 것은 국내 첫 사례다. 하드웨어 설계 단계부터 보안 프로토콜을 내장해 민감한 카드 정보가 남지 않고 통신 과정에서 데이터 변조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
"일반 단말기를 부착한 형태가 아닌, 충전기 메인 컨트롤러가 금융 인증을 획득한 것은 큰 성과입니다. 타디스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금융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죠."
국민 DR 플랫폼, 기후대응 선도 기업으로
타디스테크놀로지는 2025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으며 기후 대응 분야 혁신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evCloud 기반 국민 DR(수요반응) 플랫폼으로 2025년 상반기 약 8,350kWh를 절감했고, 이는 CO2 약 3.8톤 감축 효과에 해당한다.
핵심 기술은 동적 부하분산(DLM)이다. 건물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피크 타임에는 충전기 출력을 자동으로 낮춘다. 심야 시간에는 출력을 높여 충전 속도를 최적화한다. 별도 전력 증설 공사 없이도, 더 많은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그래서 자원 낭비를 막고 전력망 안정성을 유지한다.
저전력 설계도 주목할 만하다. 타디스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충전기 대기전력을 업계 평균(5~10W)의 절반 이하인 3W 수준으로 낮췄다. 1년 365일 작동해야할 충전기 특성상, 이는 기후 대응의 핵심 요소다.
"부지 발굴부터 설치, 운영, 장애 발생 시 즉각 A/S까지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자체 인프라를 갖췄어요. 수만 대의 충전기 상태를 실시간 파악하고, 고장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조치하는 evCloud 플랫폼의 안정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죠."
타디스테크놀로지는 2025년 말 글로벌 미래차 소프트웨어 기업 '아우토크립트'와 중동 지역 글로벌 OEM 연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중동은 '네옴시티'와 같은 스마트 시티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며 전기차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동 프로젝트는 단순 충전기 공급을 넘어, 보안과 인프라 관제 기술이 결합된 고도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향후 전 세계 스마트 시티 표준의 레퍼런스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우토크립트와의 협업으로 V2X(차량-사물 간 통신) 및 AI 보안 역량을 충전 인프라에 결합해, 가장 까다로운 글로벌 OEM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프리미엄 솔루션임을 입증할 계획이다. 허브젝트 같은 글로벌 e로밍 플랫폼과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타디스테크놀로지의 수익 모델은 충전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 구조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이익률을 보이는 분야는 솔루션 및 플랫폼 구독(evCloud/SaaS)이다. 자체 충전소를 운영하려는 기업이나 지자체에 CSMS를 구독형으로 제공하고 유지보수료를 받는다.
충전기 판매 및 구축(evCON)은 2024~2025년 신축 건물 충전기 설치 의무화 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직접 운영하는 충전소에서 발생하는 충전 요금 수익(evPlug)과 e로밍 연계 수수료 수익도 포함된다. 여기에 국민 DR 참여를 통한 정산금 수익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는 충전기 판매 비중이 컸으나, 점차 플랫폼 구독료 및 에너지 데이터 서비스 비중을 높여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 중입니다."
2022년 시리즈 A 이후, 2025년 말 중동 프로젝트 수주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기점으로 시리즈 B 라운드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가 투자자에게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세 가지다.
세계 첫 OCPP 2.0.1 인증과 PnC/V2G 실증을 마친 압도적 기술 격차, 탄소 배출권 거래 및 DR 플랫폼을 통한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 데이터, 그리고 중동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와 허브젝트 협업을 통한 글로벌 확장성이다.
이 대표가 그리는 2030년 충전 인프라는 '충전이 일상이 돼 의식조차 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다. 주차와 동시에 충전과 결제가 끝나는 PnC 기술이 보편화되고, 무선 충전 기술이 도심 곳곳에 스며들어 충전하러 가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충전기는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도구를 넘어, 전력망의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에너지 허브로 진화한다.
2030년 전기차 420만 대가 보급되면, 타디스는 이 거대한 이동형 배터리 군단을 활용한 가상 발전소(VPP) 사업자로 거듭난다. V2G 기술을 통해 차량의 남은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 게 된다. 사용자는 충전 비용을 절감하고, 국가는 전력 피크 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을 완성한다. DLM과 저전력 설계로 아낀 에너지를 탄소 배출권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업과 개인이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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