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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압박 버티며 선방했지만…상수된 불확실성에 외줄타기 계속된다[트럼프2기 1년③]

뉴시스 안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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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압박 버티며 선방했지만…상수된 불확실성에 외줄타기 계속된다[트럼프2기 1년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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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전환한 美…글로벌 통상질서 급변
상호관세 25→15%,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합의
美 통상 압박 여전…외환시장·공급망도 불안요인
"수출다변화 노력 필요"…"내수 진작해 충격 완화"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2025.04.03.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해 1월 2기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로 통상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동맹과 우방국에도 예외를 두지 않은 강력한 관세 조치는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가장 큰 피해국 중 하나였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낮추는 성과를 거뒀지만 3500억 달러(약 51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등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게 됐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에도 트럼프 정부의 폭주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관세 조치는 반도체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중 갈등으로 세계 경제가 블록화 경향을 띄면서 공급망 불안도 심화됐다. 실물경제의 불안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일도 잦아졌다. 이런 상시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게 우리나라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약 5개월 간 대미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향후 10년여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까지 낮추기로 했다. 관세율을 일본·유럽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여러 안전 장치를 마련해 대미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높여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합의를 한미 경제 협력을 강화할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미 투자 펀드를 미국 시장 진출과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고, 조선·원전 등 첨단산업 전략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미 투자 중 1500억 달러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투입된다.

미국의 통상 압박 속에서도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수출은 1년 전보다 3.8% 증가한 7097억 달러(약 1046조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의 여파로 철강(-9%), 석유화학(-11.4%)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반도체(22.2%)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7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0.5%나 증가했다.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2025.10.29. photocdj@newsis.com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2025.10.29. photocdj@newsis.com



하지만 불확실성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 수출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반도체와 파생 제품 수입에 더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경제 블록화가 심화되면서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와 일본의 도발 등에 대응해 희토류와 희귀금속 등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주요 희토류와 희귀금속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자 반도체, 배터리, 첨단무기, 원자력 등 관련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주요 7개국은 지난 12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논의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대미 투자가 예고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한미 통상 합의가 촉발한 측면이 있다. 향후 3500억 달러 규모로 대미 투자가 이뤄지면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시장 참가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480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정부의 구두개입과 각종 시장 안정 대책을 통해 1440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1월 중순 이후 다시 1475원 수준까지 반등했다.

핵심 제조업을 강화하려는 미국은 앞으로도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 압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그 자체로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주요 대외충격의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TPU·Trade Policy Uncertainty) 충격은 5년 후 우리나라의 GDP 감소(-0.23%)와 주가 하락(-2.85%), 환율 상승(0.74%)을 유발했다.

TPU 충격은 즉각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시간을 두고 실물경제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GDP 하락폭에 도달하는 시점은 7분기 뒤였다. 무역정책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 기업과 가계가 의사결정을 유보해 설비투자와 신규 고용, 국제교역이 위축 등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01.14.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1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01.14. jtk@newsis.com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상시적인 '트럼프 리스크' 속에서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미국과 중국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다국화된 세계 경제 지형 속에서 수출 대상국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안보적으로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되 수출과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미국의 적성 국가라도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교수는 "대기업들은 스스로 위기 모니터링 장치를 잘 구축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모니터링이 약해 환율·관세율 변화나 미국 대법원 판결 후 플랜B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과 모니터링 결과물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출이 감소해 경제는 침체되지만 환율 상승으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성장률 둔화가 가장 큰 부담인 만큼 내수를 회복시켜 충격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교수는 "부동산을 너무 과도하게 규제하면 내수 침체로 인해 금융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건설 경기 회복과 부동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0.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2025.07.30.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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