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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320조 돌파…올해 ‘돈의 방향’이 성과 가른다

쿠키뉴스 임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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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320조 돌파…올해 ‘돈의 방향’이 성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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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주간 21.4조 증가 …가격 상승이 시장 키워
2026년 ‘선별적 집중’ 전략 필요
지수 상승과 맞물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이 지난 14일 기준 320조원을 돌파했다. IBK투자증권 제공.

지수 상승과 맞물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이 지난 14일 기준 320조원을 돌파했다. IBK투자증권 제공.



코스피가 48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320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커지는 속도보다 자금이 향하는 방향이 올해 수익률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처럼 테마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장세와 달리, 올해는 주도 테마 중심의 선택과 집중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순자산총액(AUM)은 지난 14일 기준 32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3~2024년 연평균 50조원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 124조원 가량 성장했다. 올해 들어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21조5000억원이 늘며 외형 확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ETF AUM이 커질수록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특정 섹터 ETF로 자금이 몰리면 대표 편입종목에 수급이 집중되며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ETF로 돈이 들어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주 비중이 커지며 ‘주식 잠금 효과’가 나타나는 식이다. 주식 잠금 효과란 투자자가 주식을 팔아야 합리적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심리·제도적 요인 등 때문에 매도를 미루거나 보유를 고집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올해 ETF 시장을 ‘확산’이 아닌 ‘집중’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에는 상품 가격 상승(가격 영향)과 신규 자금 유입(수급), 신규 상장 효과가 겹치며 자금이 시장 전반으로 퍼졌지만, 올해 초 양상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 유입인지, 자산 가격 상승인지, 신규 상품 공급에 따른 외형 확장인지 구분해야 한다”며 “가격이 많이 오른 테마를 추격하기보다 상승 이후에도 자금이 붙을 수 있는 ETF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BK투자증권이 AUM 증가분을 △가격 영향 △자금 유입 △신규 상장 효과로 나눠 살펴본 결과, 2026년 초반 증가분은 신규 자금 유입보다 기존 ETF 가격 상승에 의해 설명되는 비중이 컸다. 외형은 커졌지만 ‘새로 유입된 자금’보다 ‘오른 가격’이 시장을 키운 셈이다. 가격 상승이 AUM을 끌어올리는 국면에서는 주도 테마의 비중이 더 커지기 쉬워 자금이 핵심으로 재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유형별로 보면 국내 주식형에서 주도주 쏠림이 두드러졌다. 올해 1월 국내 주식형 ETF AUM은 10조2100억원 늘었는데, 이중 10조7000억원 규모가 가격 상승에 따라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 자금 유입은 제한된 가운데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조선·방산 업종 중심으로 상승이 이어지며 ‘주도주 중심 재편’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반면 해외 주식형 ETF는 가격 상승과 자금 유입이 함께 이어지며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기술주 밸류체인으로 투자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시장이 커지는 방식이 국내와 해외에서 갈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해 ETF 투자, ‘선별적 집중’ 전략 필요

이 같은 환경에서는 많이 오른 테마를 따라가기보다 상승 이후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을 압축해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해외 주식형의 경우 AI·기술주·AI전력·AI반도체 등에서 지난해 자금 유입과 신규 상장 효과가 함께 나타났고, 올해 초에도 가격과 자금 흐름이 동반되고 있어 글로벌 AI 밸류체인 전반이 핵심 투자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국내에선 반도체가 가격 상승 중심의 ‘코어 테마’로 자리 잡았지만, AI반도체·AI전력·방산·조선처럼 지난해 수급 유입과 테마 확장이 함께 진행됐던 영역은 향후 자금 재유입 여부에 따라 추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도주 인접 영역’과 ‘미국 AI 밸류체인 확산 국면’을 함께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증권도 비슷한 시각으로 시장 접근을 추천하며 ‘H.O.R.S.E’를 올해 주목할 테마로 정리했다. 휴머노이드 로봇(H), 우주(O), 실질자산(R), 반도체(S), 미국 외 지역(E) 등이다. 시장이 넓게 퍼지기보다 소수의 축으로 자금이 모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업 현장에서 즉각 도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국에서 개발되고 있다”면서 “가성비와 실용성 높은 로봇이 조만간 주변에서 돌아다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주 산업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기대감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실질자산은 금·은·비철금속·희토류 등으로 방어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역시 AI 산업의 핵심 하드웨어로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투자 대상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