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충남·대전, 광주·전남 행정통합으로 생길 통합특별시에 이재명 정부 남은 임기 4년 동안 ‘최대 4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통합특별시의 새 이름은 ‘충남·대전 통합특별시’와 ‘광주·전남 통합특별시’가 유력하다. 여당은 6월 전 행정통합을 마무리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뽑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합하면 4년간 최대 20조원, 총 40조원 당근책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통합 인센티브 관련 브리핑을 열어 “통합특별시에 각각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 수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두 곳을 합치면 최대 40조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김 총리는 “통합 지방정부에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그에 상응하는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겠다”며 “가칭 ‘행정통합교부세'·‘행정통합지원금' 신설 등 국가 재원의 재배분을 추진하겠다. 관계 부처 합동으로 ‘통합지방정부 재정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세부 방안을 신속히 확정하고 국회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가 밝힌 행정통합 관련 지원 방안은 △통합특별시당 최대 20조원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급 자율성 부여 △공공기관 우선 이전 △창업 중심 산업 활성화 지원 등 4가지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 ‘통합특별시 지원 위원회’가 꾸려진다.
김 총리는 “통합특별시에는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겠다. 부단체장 수를 4명으로 확대하고 직급도 차관급으로 상향하겠다”며 “이런 조치는 단순히 조직 규모만 커지는 통합을 넘어, 확대된 권한을 바탕으로 복잡한 행정 수요에 더 잘 대응하는,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유치를 위한 여러 지원책도 마련한다. 김 총리는 “기업 하기 좋은 창업 중심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입주 기업에 △고용보조금·교육훈련지원금 지원 △토지 임대료·지방세 감면 △국유재산 임대 기간 확대, 사용료 감면 △개발 관련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및 규제 정비 등을 약속했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의 새 이름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주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충남·대전 통합특별시’와 ‘광주·전남 통합특별시’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여당 “역사적 결단” 환영…올해 지방선거 ‘통합특별시장’ 선출 박차
여당은 바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해당 지역 의원들로 꾸려진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 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와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광주전남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통 큰 지원 방안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지역이 스스로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국가 균형 발전을 이룩하고자 하는 역사적 결단으로 평가한다”, “20조원 규모의 대대적 재정 지원은 시·도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여당 의원들은 행정통합의 근거를 마련할 통합특별법을 빠르게 발의해 2월 안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6월 전에 행정통합을 마무리해 6·3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뽑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충청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은 “다음 주에 (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이 발의될 가능성이 크다. 2월 중, 특히 설 전에 법을 통과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에 지역구를 둔 권향엽 의원은 “6·3 지방선거 이전 행정통합을 전제로 늦어도 2월 중 (광주·전남 통합특별)법을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정권 바뀌면 지원 끊기나? 교육감 선거는 어떻게?
두 지역의 행정통합이 완성되더라도 과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정부가 약속한 매년 5조원씩, 연간 10조원의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통합지방정부 재정 지원 태스크포스에서 세부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난 뒤 재정 지원을 어떻게 이어 갈 것인지도 과제로 남았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행정통합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10년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박정현 의원), “창원·세종시의 사례를 보면 당초 설정했던 (재정 지원)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이재관 의원, 충남 천안을)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감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도 과제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각 통합특별시별로 단일 교육감 선거를 치르기로 이미 합의됐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지만, 충남·대전 및 광주·전남의 일부 교육감 출마 예정자들은 복수 교육감 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교육감을 1명으로 통합하되 부교육감을 2명 두자’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반발…“지방선거용 표 계산”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실망스럽다”, “지방선거용 표 계산”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충남·대전 통합을 민주당보다 먼저 주장했던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발표에 대해 “우는 아이 달래기 위한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했다. 애초 통합을 위해 요구했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나 국가 산업단지 지정 등이 하나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면적 세제 개편 없이 4년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건 중·장기적 통합시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6·3 지방선거용 “정치적 표 계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충남·대전 통합 관련) 법안을 (지난해 10월) 발의할 때 민주당 쪽에서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통합 먼저 얘기하자고 하는 부분이 지극히 정치적 멘트에 가깝다”며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지역 발전을 위한 진실한 마음보다 정치적 표 계산을 먼저 생각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주민들 뜻과 일치되는 통합안이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협조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대전·충남 통합을 위해 (국민의힘이 발의한 통합특별법에 담긴) 257개 특례 규정을 마련해줘야 한다. 결국 통합된 광역자치단체 자치권을 확대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