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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바쳤지만… 지지는 못 받은 마차도

조선일보 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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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바쳤지만… 지지는 못 받은 마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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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백악관서 2시간 만남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5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이 지난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5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이 지난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5일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상 메달 진품을 헌정했다. 노벨평화상을 갈망해온 트럼프에게 공을 돌리면서 자신을 과도 정부의 지도자로 세워달라는 암묵적 호소이지만, 트럼프는 “고맙다”며 메달을 받았을 뿐 마차도를 통치권자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백악관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이날 트럼프와 2시간 동안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마차도는 트럼프를 “21세기 조지 워싱턴(미국 독립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며 메달을 건넸다. 마차도는 200년 전 미국 독립전쟁 영웅 라파예트 장군이 남미 독립 영웅인 시몬 볼리바르에게 조지 워싱턴 초상이 새겨진 메달을 보낸 일화를 언급하며 “볼리바르의 후예들이 이제 워싱턴의 후계자에게 이 메달을 돌려드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메달을 끼워넣은 커다란 액자에 “힘을 통한 평화 증진, 외교 발전, 자유와 번영 수호에 대한 탁월한 리더십에 감사드린다. 미국의 용기와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인들에게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트럼프는 회동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마차도를 만나 큰 영광이었다”며 “마리아가 내가 한 일을 인정해 노벨평화상을 주었다. 상호 존경의 멋진 제스처다. 고마워요 마리아!”라고 적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타이틀은 양도할 수 없지만, 메달의 소유권 이전을 막을 규정은 없다”고 했다.

마차도의 ‘노벨상 헌정’은 자신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이 체포된 후 새로운 베네수엘라를 이끌 통치권자로 인정받으려는 승부수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기류는 변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마차도가 “국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마두로의 측근이자 부통령이었던 델시 로드리게스에게 임시 대통령직을 맡긴 상태다.

트럼프는 마차도를 만나기 전날에도 로드리게스와 통화했다. 트럼프는 로드리게스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하며 양국 간 석유 거래와 치안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마두로 생포 당일 미국을 비난했던 로드리게스는 미국에 협조하면서 억류 중이던 미국인을 석방하고, 미국의 통제에 따라 원유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베네수엘라의 미래와 트럼프의 호의를 얻기 위한 두 여성 지도자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마차도가 민주주의 투사라는 상징성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로드리게스는 군과 관료 등에 대한 행정 장악력으로 트럼프를 공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차도는 노벨상까지 내놓으며 매달렸음에도 워싱턴 기류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내에서 국정을 운영할 충분한 지지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 평가를 바꾸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가 마차도를 통치권자로 고려하지 않는 것은 실리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보당국은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온 마차도와 에드문도 곤살레스 등 진영이 베네수엘라 군과 정보기관, 민병대 ‘콜렉티보’ 같은 거리 조직을 장악할 실질적 수단이 거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유층 출신 엘리트인 마차도가 베네수엘라 빈곤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어 자칫 내전이나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반면, 로드리게스는 대내적으로는 마두로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반미(反美)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트럼프가 원하는 에너지 공급을 조율하는 ‘위험한 줄타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가 서둘러 베네수엘라의 민주화에 나서기보다는, 석유 통제권과 통치 효율성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행정 장악력이 있는 마두로 정권 인사를 택한 것이다. 마차도가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자유를 위한 동맹”을 강조하며 자신이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는 노벨상이라는 명분만 취한 채 실리는 로드리게스와 도모하는 계산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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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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