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정국 우려 표명
“소수 보호 취지 벗어나 민생법안 발목”
“소수 보호 취지 벗어나 민생법안 발목”
이재명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범여권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단식 투쟁과 관련해 자신의 과거 단식 경험을 언급하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정부 시절 민주당 대표로서 24일간 단식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단식이 개인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장 대표의 단식 문제를 꺼내자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한 참석자는 “정 대표가 ‘단식은 진짜 힘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참석자들 사이에서 각자의 단식 경험 이야기가 오갔다”며 “이 대통령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힘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2023년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 전면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24일간 단식한 경험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단식과 맞물린 정치 상황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대통령이 단식 당시 ‘헛것이 보일 정도였다’는 표현까지 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장 대표가 이른바 ‘쌍특검’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것 자체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단식에는 명분이 약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날 오찬에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직후 식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 주도의 2차 종합특검법안 처리에 반대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약 19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한 직후 청와대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최근 국회에서 반복되는 필리버스터 정국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한 제도인데, 취지와 달리 민생법안이나 중요한 법안을 막고 국회를 공전시키는 데 활용되는 것은 안타깝다”며 참석자들에게 제도 개선 방향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을 제외한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지도부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이 발의한 ‘필리버스터 오남용 방지’ 법안만으로는 현 상황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향후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