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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LA 주요 항구가 ‘트럼프 관세’에도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한 이유

조선비즈 김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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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LA 주요 항구가 ‘트럼프 관세’에도 역대 최대 물동량을 기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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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이 예상됐던 로스앤젤레스(LA) 주요 항구들이 오히려 역대급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과에 대비해 물류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컨테이너 해운을 주도하는 로스앤젤레스의 두 항만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지난해 매우 호황인 한 해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각 항만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對)아시아 최대 무역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99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입 컨테이너만 놓고 봐도 479만 TEU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인근 LA항 역시 지난해 1020만 TEU를 처리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물동량을 기록했다.

두 항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이 이들 항구를 거쳐 미국 내륙으로 운송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4월 전 세계 주요 무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145%의 관세를 매기기도 했다.

실제로 관세 발표 직후인 지난해 5월 롱비치항의 물동량은 전달 대비 26% 감소한 약 64만 TEU를 기록했다. 특히 수입 컨테이너는 4월 42만 TEU에서 5월 31만 TEU로 급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조정하면서 물동량은 점차 회복됐고, 7월에는 90만 TEU 수준까지 올라섰다.

고율 관세에도 불구하고 LA 주요 항구의 물동량이 오히려 증가한 것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수입업체들이 서둘러 물량을 들여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엘 하세가바 롱비치항 최고경영자(CEO)는 “수입업체들이 새로운 관세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화물을 선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 멕시코 등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상호 관세 부과 이전인 지난해 초에도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롱비치항의 수입 컨테이너 물량은 47만1649TEU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LA항으로 반입된 수입 컨테이너 역시 48만3831TEU로,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했다.

더구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수입업체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한 점도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세가바 CEO에 따르면 6년 전만 해도 롱비치항 전체 화물(수입·수출)의 약 70%가 중국과 관련됐지만, 현재는 60% 수준으로 낮아졌다. 대신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화물이 크게 늘었다.

올해 전망도 밝다. 롱비치항은 올해 물동량이 역대 상위 5위 안에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지 언론인 LA타임스는 지난 13일 롱비치항이 2050년까지 처리 화물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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