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150% 폭등에 외식업계 경계 붕괴…“모객 위한 고육지책”
수입 통계 흔든 열풍…유통업계 “불황형 ‘스몰 럭셔리’와 ‘디토 소비’ 결합”
수입 통계 흔든 열풍…유통업계 “불황형 ‘스몰 럭셔리’와 ‘디토 소비’ 결합”
9일 용인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두바이 쫀득쿠키를 구매하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2026년 새해 대한민국 소비 시장을 강타한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열풍이 기이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디저트 전문점의 오픈런을 넘어 국밥집, 한식당 등 디저트와 무관한 식당들까지 ‘두쫀쿠’를 미끼 상품으로 내걸며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서 화제성 높은 아이템으로라도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시장의 절박함이 투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 “밥 먹어야 쿠키 팝니다”…무너진 업종 경계
13일 배달 앱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식당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 심지어 초밥집 메뉴판에서도 ‘두쫀쿠’가 등장했다. 본래의 주력 메뉴와는 무관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메뉴에 포함시킨 것이다.
실제로 배달 앱상에서는 일반 음식점들이 ‘식사 메뉴 주문 필수’, ‘최대 1개 구매 가능’과 같은 조건을 걸고 두쫀쿠를 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일종의 ‘끼워팔기’ 형태지만, 이를 단순한 상술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불황으로 외식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모객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검증된 유행 아이템인 두쫀쿠를 ‘미끼 상품’으로 활용해서라도 매출 방어에 나서는 것이 자영업 현장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피스타치오 수입량 18% 급증…가격은 ‘천정부지’
2026년 새해 대한민국 소비 시장을 강타한 ‘두바이 쫀득 쿠키(이하 두쫀쿠)’ 열풍이 기이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떵개떵’ |
이러한 전방위적인 열풍은 무역 통계와 원자재 가격 지도까지 바꿔놓았다. 너도나도 판매에 뛰어들다 보니 핵심 원재료인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중동식 면)의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관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피스타치오(탈각 전) 수입량은 131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하며 2024년 연간 물량을 이미 넘어섰다. 카다이프가 포함된 튀르키예산 건면류 수입량 역시 2024년 9,212톤에서 지난해 1만 1103톤으로 급증했다.
공급 부족은 즉각적인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커머스 가격 분석 앱 폴센트에 따르면 쿠팡 기준 피스타치오(1kg) 가격은 지난달 1만 9500원 선에서 이달 11일 4만 9900원으로 한 달 새 156%나 치솟았다. 카다이프(500g) 역시 같은 기간 48% 가까이 올랐다. 이에 부담을 느낀 일부 소비자들은 유튜브 레시피를 참고해 직접 만들어 먹는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선회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 “남들 따라 산다”…불황 속 폭발한 ‘디토 소비’
전문가들은 이번 열풍의 배경으로 SNS 중심의 모방 소비와 불황형 소비 심리의 결합을 꼽는다. 맛 그 자체보다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트렌드는 SNS 속 인플루언서나 타인의 구매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디토(Ditto·나도 마찬가지) 소비’ 성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고가의 명품 대신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프리미엄 디저트에서 만족감을 찾는 ‘스몰 럭셔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국밥집에서 쿠키를 파는 기현상까지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지금의 두쫀쿠 열풍은 단순한 미식 트렌드를 넘어, 한정된 소비 파이를 두고 벌어지는 자영업계의 치열한 쟁탈전과 불안한 소비 심리가 얽혀 있는 2026년 내수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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