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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러면 한 끼 식사 할 수 있다”는 美 장관… 직접 계산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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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러면 한 끼 식사 할 수 있다”는 美 장관… 직접 계산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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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과 주거비 등 생활 물가 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미국 농림부 장관이 ‘한 끼에 3달러(약 4400원)로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이 등장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원재료 단가만 놓고 보면 산술적으로 근접 가능한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조리·부재료·지역별 가격 격차 등 현실 비용을 반영하면 체감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롤린스 장관은 전날 미 뉴스채널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닭고기 한 조각, 브로콜리 한 조각, 옥수수 토르티야 그리고 다른 음식 한 개만 먹으면 3달러에 새 식단에 맞는 식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0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며 “실제로 평균적인 미국인들의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해당 발언은 새 지침에 맞춰 식단을 바꾸는 비용을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지난 7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롤린스 장관은 첨가당이 들어간 초가공식품은 피하고, 붉은 고기와 전지방 유제품 섭취를 권장하는 내용의 새 식단 지침을 발표했다.

롤린스 장관의 ‘3달러 한 끼’ 주장과 관련해, 원재료 기준으로는 산술적으로 가능할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 노동통계국(BLS) 평균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닭가슴살 가격은 약 450g당 약 4달러로 집계됐다. 여기에 브로콜리와 옥수수 토르티야 등 곁들임을 소량으로 구성하고, 1회 섭취량을 줄이거나 대용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3달러 안팎’에 근접시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소비자가 직접 장을 보고, 직접 조리하며, 비교구매 등 발품을 파는 전제를 깔면 비용을 낮출 여지는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실제 생활비 관점에서 이 같은 계산이 곧바로 현실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구매·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비용과 양념·부재료 비용, 소분 구매에 따른 단가 상승, 남는 식재료 폐기, 지역·유통채널별 가격 격차 등을 감안하면 체감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시간 여력이 부족한 가구일수록 ‘직접 구매·직접 조리’ 전제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발언 자체가 물가 부담을 호소하는 가계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롤린스 장관이 “1000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거쳤다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 조합과 가격 데이터, 구매 단위, 조리비용, 폐기율 등을 전제로 했는지 등 산출 과정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논란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정책 당국자가 ‘절약 가능’ 메시지를 강조하려면, 최소한 계산의 전제와 방법을 공개해 검증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지에서는 미국 민주당을 중심으로 조롱과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 테드 리우 하원의원은 닭고기와 브로콜리, 토르티야 한 조각과 박하사탕 한 개가 놓인 접시 사진을 올리며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렇게 제안한다”고 꼬집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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