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명피해와 피고인 행위 연관성 증명 안돼”
산불 실화 혐의는 징역 3년이 최대 형량
산불 실화 혐의는 징역 3년이 최대 형량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신모씨가 법정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3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경북 산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신씨는 지난해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라난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과수원 임차인 정모씨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재판부는 피고인 신씨에 대한 양형 사유로 법정에서 모든 범행을 인정한 점과 성묘를 위해 산을 찾았다가 우발적으로 나뭇가지를 태운 점, 산불 발화 후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 등을 들었다. 피고인 정씨에 대해서도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정씨가 당시 물로 불을 끌려고 노력한 점 등 재범 위험성 적다고 봤다.
문 판사는 “산불로 인한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나 당시 극도로 건조한 날씨로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며 “부상 및 사망 등 인명피해를 피고인들 행위와 연관 지으려면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제출된 증거로는 명확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 등 당시 두 사람으로 의성에서 촉발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4개 시·군으로 번져 27명이 숨지고 산림 약 10만㏊가 불타는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냈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씨 등 두 사람에게 산불 실화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현행 ‘산림보호법’상 방화범은 7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화범의 경우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최대 형량이다.
[의성=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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