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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 숨진 ‘경북 산불’ 냈지만 실화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조선일보 의성=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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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 숨진 ‘경북 산불’ 냈지만 실화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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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명피해와 피고인 행위 연관성 증명 안돼”
산불 실화 혐의는 징역 3년이 최대 형량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신모씨가 법정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신모씨가 법정 밖으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경북 산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신씨는 지난해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라난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과수원 임차인 정모씨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대구지법 의성지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북 산불' 실화자 과수원 임차인 정모씨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 신씨에 대한 양형 사유로 법정에서 모든 범행을 인정한 점과 성묘를 위해 산을 찾았다가 우발적으로 나뭇가지를 태운 점, 산불 발화 후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 등을 들었다. 피고인 정씨에 대해서도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정씨가 당시 물로 불을 끌려고 노력한 점 등 재범 위험성 적다고 봤다.

문 판사는 “산불로 인한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나 당시 극도로 건조한 날씨로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며 “부상 및 사망 등 인명피해를 피고인들 행위와 연관 지으려면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제출된 증거로는 명확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 등 당시 두 사람으로 의성에서 촉발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4개 시·군으로 번져 27명이 숨지고 산림 약 10만㏊가 불타는 등 역대 최악의 피해를 냈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씨 등 두 사람에게 산불 실화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현행 ‘산림보호법’상 방화범은 7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실화범의 경우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최대 형량이다.

[의성=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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