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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있는 ‘천조국’ 美···충격 발생 시 경기 급락?

파이낸셜뉴스 김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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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아있는 ‘천조국’ 美···충격 발생 시 경기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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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의장 불확실성, 미증시 일제 하락…다우 0.17%↓
한은, ‘최근 미국 소비의 취약요인 점검’ 발표
가계 구매력 약화, 계층별 양극화가 경제 방어력 낮춰
경제 충격 시 흔들림 정도를 증폭시킬 수 있단 것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개인 소비가 당장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가계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고, 고소득층 의존성이 심한 만큼 충격 발생 시 경기 급락이 유발될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X1: 최근 미국 소비의 취약요인 점검’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정희완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미국은 물가·고용 측면에서 가계 구매력이 훼손될 리스크가 광범위하게 잠재해 있고 소비가 변동성이 큰 주가와 고소득층 지출에 의존하고 있다”며 “충격 발생 시 경기 급락이 초래될 위험성이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이어 “특히 주가 조정이 현실화될 경우 10% 정도 하락은 연간 소비 증가율을 0.3%p가량 낮추는 수준에 그치는 데 반해 닷컴버블 붕괴 등 주가 급락기 수준인 30% 정도 떨어질 경우 그 수치는 1.7%p 비성형적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개인 소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4~3·4분기 기준 2.8%를 기록하며 장기평균(2000년 이후·2.5%)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비심리 위축, 고물가와 양극화로 가계의 지불 여력 위기가 부각되고 있어 경제 충격에 취약해져있다는 게 정 과장 판단이다.

우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들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고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역사상 최저치인 지난 2022년 6월 수준에 근접했다. 또 다른 심리 지표인 컨퍼런스보드지수 역시 2025년 초 대비 상당폭 떨어진 상태다.

정 과장은 이를 심리적 요인에 기인하는 결과로 보며 △정책 불확실성 △집권당에 대한 반감 등 당파적 요인 △고물가 피로감 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그는 “낮아진 심리지수가 실제 소비 둔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가계 구매력 약화다. 구매력을 흔드는 두 축은 고용 둔화와 물가 상승이다. 지난해 중 월 평균 취업자 증가 규모는 4만9000명으로 지난해(16만8000명)보다 크게 줄었다. 물가상승률은 관세 인상 등 영향으로 4월 2.3%에서 9월 3.0%까지 뛰었다. 이에 따른 실질 가처분 소득 역시 지난해 1~9월 중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1년 이후 평균은 2.4%다.

정 과장은 “고용 부문에선 특히 통계 과대계상,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이민 제한 강화 등이 실현 가능성 높은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물가를 봐도 관세의 가격 전가가 나타나고 수요 압력도 확대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짚었다. 물가가 높을 때는 기업들의 가격 전가가 용이해지므로 공급 측면에서 같은 정도의 관세 충격이 와도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정 과장은 특히 소득·자산 계층별 양극화를 경제에 충격이 가해질 때 그 정도를 증폭할 수 있는 배경으로 평가했다.


그는 “고소득층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누적된 초과 유동성(예금+MMF)이 풍부한데다, 최근엔 주식시장 호황의 수혜도 집중됐다”며 “반면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와 이자 상환 부담에 직면하면서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정 과장은 이어 “소비여력이 고소득층에 편중되는 현상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이 시행되는 올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세금 감면 혜택이 주로 중·고소득층에 집중되고 의료·식료품·학자금 지원 등 저소득층 복지 혜택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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