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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6] 동물병원은 왜 불신의 공간이 됐는가?

SDG뉴스 SDG뉴스 배병호 생물다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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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6] 동물병원은 왜 불신의 공간이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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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은 왜 불신의 공간이 됐는가? (그림=AI생성, SDG뉴스)

동물병원은 왜 불신의 공간이 됐는가? (그림=AI생성, SDG뉴스)



한국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더 이상 주변적 존재가 아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이미 전체 가구의 4분의 1을 넘어섰고, 반려동물 산업은 연간 8" 원 규모로 성장했다. 정부는 이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이라 부르며 2027년 15"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장밋빛 전망의 한가운데서 한국 사회는 불편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왜 반려동물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동물병원은 지금 '불신의 공간'이 되었는가.

이 질문은 결코 감정적 문제나 개별 병원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제도 없이 팽창한 시장이 어떤 파국을 낳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구" 실패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신뢰를 떠받칠 최소한의 제도는 처음부터 설계되지 않았다.

한국의 반려동물 산업은 사료와 용품을 넘어 의료와 헬스케어 영역까지 확장됐다. 그중에서도 동물병원은 생명과 직결된 핵심 인프라다. 그러나 한국의 동물의료에는 표준수가도, 공적 보험도, 실효성 있는 분쟁"정 체계도 없다. 이는 SDG 3, '건강과 웰빙'의 관점에서 명백한 결함이다. 의료는 본래 공공성을 전제로 신뢰 위에서 작동해야 하지만, 동물의료만큼은 예외로 방치돼 왔다.

동물병원 문을 여는 순간 보호자는 환자의 보호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된다. 가격 기준도, 판단 기준도 없는 시장 한가운데서 보호자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생명은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결제 가능한 옵션으로 나열된다. 이 구"에서 불신이 생기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동물병원이 불신의 공간이 된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 사회가 동물의료를 의료가 아닌 장사로 방치해 왔기 때문이다.

이 불신은 실제 분쟁과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동물병원 진료를 둘러싼 민원과 갈등은 꾸준히 발생해 왔으며, 핵심 쟁점은 의료과실 여부와 진료비 적정성이다. 그러나 동물의료에는 인간 의료처럼 표준화된 분쟁"정 시스템이나 전문 감정 체계가 없다. 보호자는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입증 부담과 비용 앞에서 좌절하고, 수의사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민원과 법적 책임을 떠안으며 방어적 진료로 내몰린다. 분쟁이 반복되는 이유는 개인의 불신이 아니라 제도의 공백 때문이다.

그럼에도 책임은 병원과 보호자에게 떠넘겨진다. 일부 병원의 탐욕이나 일부 수의사의 윤리 결핍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이는 본질을 흐린다. 인간 의료에는 건강보험, 표준수가, 진료지침, 의료분쟁 "정체계가 있다. 반면 동물의료에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 국가는 산업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키워왔지만, 그 시장을 지탱할 책임 있는 제도 설계는 철저히 외면했다. 그 결과 보호자와 수의사는 서로를 의심하도록 설계된 구" 속에 놓였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 설명 없는 검사 항목, 예측할 수 없는 고액 비용 앞에서 보호자는 묻는다. "이 치료는 정말 필요한가" 그러나 그 질문에 답할 공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제는 SDG 10, '불평등 감소'의 문제이기도 하다. 진료비 공개제도가 도입됐지만, 전문지식 없는 보호자에게 항목 나열은 아무런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한다. 투명성은 있지만 이해 가능성은 없고, 그 공백을 불신이 채운다.

과밀 경쟁 역시 불신을 증폭시킨다. 병원들은 생존을 위해 고가 장비를 들여놓고 전문센터화를 선택한다. CT와 MR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건이 됐다. 그러나 장비는 의료의 질을 자동으로 담보하지 않는다. 장비는 비용을 낳고, 그 비용은 다시 진료비로 전가된다. 수의사는 분쟁을 피하기 위해 검사를 늘리고, 보호자는 과잉진료를 의심한다. 이 악순환의 책임은 기준을 만들지 않은 국가에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동물의 법적 지위다. 동물은 여전히 '재산'이다. 생명이지만 물건 취급을 받는다. 이 모순은 의료사고와 분쟁 상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적 분쟁"정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책임과 보상, 윤리 기준은 모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뢰는 개인의 선의로 유지되지 않는다. 신뢰는 제도가 만든다.


선진국들은 동물의료를 제도로 관리한다. 독일은 법정 수가 체계로 가격 불신을 관리하고, 영국은 동물병원 비용 급등을 시장 실패로 규정해 국가 차원의 "사를 진행한다. 북유럽은 보험으로 비용과 분쟁을 완충하고, 북미와 유럽은 사전 비용 설명과 동의를 제도화했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하다. 신뢰를 개인의 양심이 아니라 제도로 관리한다는 점이다.

한국만이 예외다. "자율시장"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무규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가격 기준도 없고, 설명 의무도 약하며, 분쟁을 중재할 공적 기구도 없다. 이 "건에서 불신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반려동물 산업을 단순한 소비 시장으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생명과 복지를 포함한 사회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인가. 공익형 표준수가 체계, 단계별 진료 가이드라인, 의료분쟁 "정기구, 공공 동물병원과 응급 의료망 구축은 규제가 아니다. 신뢰 인프라에 대한 최소한의 투자다.

동물병원이 불신의 공간이 된 것은 병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책임 방기가 오늘의 불신을 만들었다. 이제 더 이상 '착한 수의사'의 양심에 기대어 버틸 문제가 아니다. 동물의료를 공공의 문제로 다루지 않는 사회는 생명을 말할 자격이 없다.

SDG뉴스 =배병호 생물다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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