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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보고 저리 봐도 난제투성이… 홈플러스 회생안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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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보고 저리 봐도 난제투성이… 홈플러스 회생안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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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개시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이른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내놨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SSM) 분리 매각, 긴급 운영자금 3000억원 조달, 41개 점포 구조조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회생계획안에 채권단이 동의하면 법원의 인가를 받아 회생계획의 실행에 돌입한다. 과연 홈플러스는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뉴시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사진|뉴시스]


"회생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29년 에비타(EBITDA)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2025년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내놓은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9일 제출 기한을 다섯차례 연기한 끝에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회생계획안 제출 전 새 주인을 찾겠다며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내놓은 회생계획안엔 홈플러스익스프레스(SSM) 사업부문 분리 매각,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을 통한 긴급 운영자금 3000억원 확보, 6년 내 41개 점포 구조조정, 인력 구조조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 계획을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면 3년 내에 1436억원 규모의 에비타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홈플러스의 청사진이다.[※참고: 에비타는 이자ㆍ세금ㆍ감가상각비ㆍ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나타내는 숫자다.]


남은 절차는 노조ㆍ채권단 등과 회생계획안 세부 내용을 조율한 후 채권단의 동의를 받는 과정이다.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회생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홈플러스 측은 "채권단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1월 6일)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회생계획안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홈플러스는 정말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한편에선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더라도 난관이 숱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일까.


■ 홈플 계획① SSM 매각 = 홈플러스가 내놓은 회생계획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ㆍ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300여개로, 연간 매출액은 1조원(2024년 기준)가량이다. 근거리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형마트보다 경쟁력 있는 채널로 꼽힌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2024년 6월에도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1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감당할 인수자가 나타지 않았는데, 지금이라고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가가 7000억~8000억원으로 조정되더라도 인수할 만한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와 상권이 겹치는 경쟁사 점포가 많고,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아 투자 대비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홈플 계획② DIP 금융 = 그럼 DIP 금융을 통해 긴급 운영자금 3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은 어떨까. 여기서 DIP 금융이란 별다른 게 아니다.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이 법원의 승인을 받아 신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DIP 대출채권을 최우선 변제(공익채권으로 분류)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홈플러스는 지난해 4월에도 사모펀드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600억원 규모의 DIP 대출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후 9개월 만에 다시 투자를 유치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했다. 지난해 12월 임직원 급여를 분할지급한 데 이어 1월 급여 지급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일부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상품 공급이 중단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DIP 금융 조달이 필수적이지만 여기에도 걸림돌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주요 경영진의 '사법리스크'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홈플러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 4명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지난해 2월까지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후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추산한 사기금액 규모는 1164억원에 달한다.[※참고: 13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경영진 4명은 구속 기로에선 벗어났다.]


특히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회생절차상 관리인이다. 검찰 조사에 따라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의사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거다. 더구나 DIP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DIP 금융은 법원의 관리ㆍ감독하에 진행하는 만큼 경영진 개인의 리스크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투자자가 금리 인상이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자금을 집행하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계획대로 3000억원대 DIP 금융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문제가 남는다. 곧바로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어서다. 일례로 홈플러스가 지난해 큐리어스파트너스로부터 받은 6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의 경우 연이율이 10%(3년 만기)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부담할 이자만 60억원가량이다. 이미 과도한 차입금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홈플러스로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단기채권을 매입한 피해자 등 기존 채권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언급했듯 DIP 대출채권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최우선 변제하기 때문이다. 기존 채권자들의 변제 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거다.


■홈플 계획③ 구조조정 = 이 때문에 중요한 건 본업의 빠른 정상화다. 지난해 12월 서울 가양점ㆍ경기 일산점ㆍ수원 원천점ㆍ부산 장림점·울산 북구점 등 5개 점포를 폐점하고, 올해 중 12개 점포(서울 시흥점ㆍ인천 계산점ㆍ경기 안산고잔점ㆍ천안 신방점ㆍ천안점ㆍ대구 동천점ㆍ대전 문화점ㆍ울산 남구점ㆍ전주 완산점ㆍ화성 동탄점ㆍ세종 조치원점ㆍ부산 감만점)를 추가로 닫는 홈플러스 측은 향후 6년 내 부실 점포 24개를 더 폐점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2025년 12월 기준으로 41개 폐점). 여기엔 홈플러스 자가 점포 12개가 포함될 전망이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구조조정해 비용을 절감하고, 자가 점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게 홈플러스의 목표다.[※참고: 홈플러스는 점포를 매각한 뒤 임대계약을 체결해 다시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 Back)'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자가 점포 12개는 아직 매각하지 않은 매장을 말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김대종 교수는 "부실 점포만 선별적으로 구조조정한다면 기업 규모는 줄더라도 사업 체질은 개선될 수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다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핵심 점포가 폐점하거나 이후 브랜드ㆍ물류ㆍ상품 경쟁력 제고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사업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41개 점포가 폐점할 경우 홈플러스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123개에서 70여개로 급감해 이마트(158개ㆍ이하 2025년 3분기 기준), 롯데마트(112개)에 이어 대형마트 업계 3위로 밀려난다. 그 과정에서 주요 거점 점포까지 폐점하면 '바잉 파워'는 물론 홈플러스란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거다.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회사 측은 부실 점포를 구조조정한다고 하지만 실제론 주요 거점 점포까지 폐점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 지역의 경우 2개 점포(천안 신방점ㆍ천안점) 모두를 폐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핵심 점포까지 문을 닫으면 홈플러스의 경쟁력은 곤두박질칠 것이다. 그 대가는 홈플러스 노동자와 협력업체가 치를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는 벌써 햇수로 3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회생만 부르짖고 있다. 이 희망고문은 과연 '희망'으로 바뀔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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