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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한동훈, ‘단식’ 장동혁…전·현직 ‘초보 당대표’ 미래를 판사에 맡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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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한동훈, ‘단식’ 장동혁…전·현직 ‘초보 당대표’ 미래를 판사에 맡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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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의원회관을 잠시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의원회관을 잠시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내 권력투쟁이 정치적 출구를 찾지 못하고 또다시 법원의 힘을 빌리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에는 대통령이 개입한 현직 당대표(이준석) 축출이 문제가 됐다면, 이번에는 현직 당대표(장동혁)가 전직 당대표(한동훈)를 당에서 제거하려 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는 14일 새벽 당원게시판 사건을 문제 삼아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을 결정했다. 한 전 대표는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차피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당의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국민의힘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내게 된다.







전·현직 ‘초보 당대표’의 정면충돌





한동훈·장동혁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정치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출된 ‘초보 당대표’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자가 찬탄파(윤석열 탄핵 찬성파)와 반탄파(윤석열 탄핵 반대파)의 정치적 구심이 되면서,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찬탄-반탄 통합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 지방선거를 5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당을 둘로 쪼개는 폭탄이 됐다.



정당 내부 문제를 자체 해결할 리더십과 정치력이 취약해 송사로 비화하면, 보통 당사가 몰려있는 서울 여의도 관할법원인 서울남부지법에서 1차 판단을 한다. 그간 법원은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 운영의 자율성을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정당법이 규정한 정당 민주주의 원칙 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할 때는 적극 개입하는 판단을 해왔다.



한동훈·장동혁 두 사람의 정치적 명운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법원 판단 역시 국민의힘 사건에서 나왔다. 2022년 8월 국민의힘 친윤석열계는 당원권 정지 상태였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아예 몰아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지도부를 붕괴시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비대위 전환 14일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리 따봉’을 보냈던 바로 그 사건이다.



비대위 전환으로 대표직을 상실하자, 이준석 전 대표는 비대위 전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서울남부지법은 이례적으로 빠른 16일 만에 일부 인용을 결정하며 이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 등 ‘윤핵관’ 쪽이 당 지도부 교체를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당의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당의 자율성 원칙에 따라 정당 내부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돼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당원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정당 민주주의 원칙과 민주적 내부질서를 해하는 경우까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당헌·당규, 헌법(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 정당법 조항을 따져 이같이 판단했다.



반면 두 달 뒤 같은 재판부는 국민의힘의 ‘2차 비대위 전환’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당헌 개정을 통해 1차 비대위 전환 때는 모호했던 당의 비상상황 발생 기준을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재판부는 “(당헌 개정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평가는 별개로, 당헌 개정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만한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종합하면, 법원은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이었는지(정당 자율성 원칙) △국민의힘 당헌·당규의 요건과 절차를 따랐는지(정당 민주주의 원칙) △헌법과 정당법이 허용하는 한도를 넘었는지(정당 민주주의 원칙)를 주요하게 따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당원 배신감을 법원이 판단할 수 있을까





한동훈 제명 사건 역시 법원으로 간다면, 이와 유사한 얼개로 심리와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당원의 권리와 함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당원 징계사유로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하였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규칙을 위반하여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였을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당의 위신을 훼손하였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원이 이번 사안에서는 제명 처분이 적정했는지 징계 수위를 따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과거 국회의원 제명 사건 등의 경우 탈당 같은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비위 의혹 등 ‘당 내부’와 ‘당 바깥’의 기준이 크게 다르지 사안인 경우가 많았다. 이준석 전 대표 사건 역시 ‘당 비상상황’에 대한 법원의 해석이 개입했지만, 이 역시 당헌에 비대위 전환 요건이 있다는 점에서 ‘당 바깥’(법원)의 개입과 판단이 비교적 수월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 전 대표와 그 가족이 대통령 부부를 비판·비난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은, ‘정치적 배신’이라는 계량하기 힘든 국민의힘 내부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 대통령과 여당대표가 연일 정면으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당원게시판 사건이 불거졌고, 이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 과정에서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주류는 정치적으로 완전히 틀어졌다.



국민의힘 당원 구성 역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성 당원들이 입당하면서 한 전 대표가 선출됐을 때와 상당히 달라졌다. 친한동훈계 쪽은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지만, 당내 상당수는 사과 한마디 없이 ‘이 정도 비판도 못 하느냐’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버티는 한동훈식 화법을 더는 인내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이 정도 수위의 게시판 글을 가지고 제명까지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당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내린 의사결정(정당 운영의 자율성)에 대한 사법부의 개입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분의 1 가까이 참여한 ‘대안과 미래’ 성명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을 “반민주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명 처분 과정에서 당헌·당규가 정한 절차 등을 제대로 지켰는지, 일부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헌법과 정당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원 소집 절차와 심의 기간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한 전 대표는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 모두 의결 하루이틀 전에야 자신에게 징계 안건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당대표를 지낸 당원을 징계하면서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당규는 소명 절차와 관련해 △징계심의 대상자는 위원회에 출석하여 해당 사항에 관하여 소명할 수 있다. 다만, 징계사유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에는 위원회 재적위원 과반수의 의결로 소명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징계심의 대상자에게 출석요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응한 경우에는 진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본다 △징계심의 대상자는 서면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소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민의힘 쪽에선 △소명 기회 보장은 의무 사항은 아니며 △당원게시판 사건이 불거진 지 1년이 넘었고 △이 기간 당 내부에서 여러 차례 한 전 대표에게 사실 확인을 요구했으며 △최근 한 전 대표가 당원게시판 관련 발표가 조작됐다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고소하는 등 사실상의 소명 기회를 줬다고 주장할 수 있다.



15일 장 대표가 재심 청구 기한까지 제명 의결을 보류한 것은 당 안팎의 우려에 숨고르기하는 측면도 있지만, 징계 절차를 제대로 밟았다는 모양새를 취하며 한 전 대표의 절차 시비를 차단하려는 의도 역시 깔렸다. 반면 한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소송까지 내면서도 보장된 구제 절차를 포기하는 것은 절차적 측면에서 법원 판단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의원들과 회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의원들과 회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복귀해도 정치적 활로는 미지수





한 전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을 낼 경우 법원 판단은 어느 시점에 나올까. 현재 당직이 없는 평당원이라는 점에서 이준석 전 대표 때처럼 빠른 판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반면 6·3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당의 공천 업무나 한 전 대표 본인의 출마 일정을 고려해 이른 시일 안에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30일 ‘정치의 사법화의 유형과 개선 방향’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는 ‘정당 내부 문제에 대한 재판’을 따로 다루며 “정당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한 의사결정에 대해 사법부가 개입”하는 유형과 문제점,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정당의 내부 행위에 대해 소가 제기되면 그 위법성을 심사하여 효력을 정지하거나 효력이 무효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있더라도 법원이 직접 정당의 행위를 특정한 방식으로 형성하는 판결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동훈의 소명과 사과는 부족했고, 윤리위의 제명 처분은 과했다’는 양비론이 우세하다. 전·현직 당대표인 한동훈·장동혁 두 사람에게 파국을 피하고 공멸을 막을 정치적 해법을 찾으라는 주문이다. 다만 정치권에서 두 사람은 정치력보다는 퍼포먼스와 여론플레이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기반은 허약하고 배신자 프레임은 굳어졌다. 한 전 대표가 살아 돌아온다 한들, 당 안에서 정치적 활로를 찾을 수 있을까는 또 다른 문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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