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하루 전 자사 제품 불법화 가능성 지적
상원 금융위원장 축조 심의 무기한 연기
암호 화폐 거물의 워싱턴 영향력 드러나
상원 금융위원장 축조 심의 무기한 연기
암호 화폐 거물의 워싱턴 영향력 드러나
[뉴욕=AP/뉴시스]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가 지난해 6월 뉴욕에서 열린 암호 화폐 정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 상원이 암호 화폐 규제를 위해 마련한 법안이 그의 반대 한 마디에 무산됐다. 2026.1.16. |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상원이 몇 달 동안 협상해 마련한 암호 화폐 법안 표결이 미국 최대 암호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CEO의 한 마디에 하루 전날 취소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지난 14일 저녁 소셜 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코인베이스는 현행 문안 그대로의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썼다. 그는 이 버전은 현재의 현상 유지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쁘며, 나쁜 법안이라면 차라리 법안이 없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그러자 상원이 하루 뒤로 예정된 표결을 취소했다.
이 에피소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집권 이후 암호화폐의 비중이 커지고 코인베이스가 워싱턴 정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의회 보좌진들은 암호화폐의 거의 모든 측면에 대해 규제의 틀을 확립하기 위해, 산업계가 작성에 참여한 규정을 담은 약 300쪽 분량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다듬어 왔다.
그런데 막판에 암스트롱이 코인베이스의 한 제품을 불법화할 수 있는 문구가 법안에 포함돼 있으며 법안이 최고 금융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가 총액 700억 달러의 상장기업 코인베이스는 2024년 의회 선거에서 친 암호 화폐 의원들을 당선시키기 위해 막대한 정치자금을 지원했다.
코인베이스의 정치 자금 공세가 의회에 분명한 메시지가 됐다. 암호 화폐 산업을 거스르는 누구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를 사고, 팔고, 보관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워싱턴에서 입지가 취약했다.
지난 2023년, SEC가 미등록 거래소를 운영했다는 이유로 코인베이스를 제소했기 때문이다.
2024년 트럼프가 당선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직전 아들들과 암호 화폐 사업을 시작했고 미국을 암호화폐의 전 세계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취임 뒤 SEC는 곧 코인베이스 등 암호 화폐 기업들에 대한 소송을 취하했다.
지난 7월 미 하원이 정부의 요구에 따라 클래리티 법안을 통과했다. 암호 화폐 업계의 구상을 그대로 채택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법안이 상원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민주당 의원들이 탈중앙화 금융을 엄격히 규제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업계가 집단 반발했다.
상원의 최신 클래리티 법안 초안은 지난 12일 자정 무렵 공개됐다.
의회 보좌진들과 암호 화폐 업계 임원들은 15일로 예정된 상원 금융위원회 목요일로 예정된 상원 위원회 표결을 앞두고 법안 내용을 검토했다.
위원회의 법안 축조심사가 임박한 속에서 암스트롱이 법안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른 암호 화폐 임원들은 대부분 지지 메시지를 내는 와중이었다.
그러자 상원은행위원장인 팀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법안 축조심사를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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