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사람의 두려움을 냄새로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Alamy |
프랑스 국립 농업 식품 환경 연구소와 프랑스 말·승마연구소, 프랑스 투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말이 인간의 감정을 후각으로 감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결과를 지난 14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사람의 공포를 ‘냄새 맡는’ 馬
투르대학교 루아 랑사드 박사와 연구팀은 말이 사람의 두려움을 냄새로 느낀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독특한 실험을 설계했다.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면 이에 따라 땀 속 화학물질도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땀 냄새를 채취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팀은 성인 참가자 30명을 모아놓고 이들에게 공포 영화, 즐거운 영화 등을 보게 했다. 참가자들이 영화를 볼 땐 겨드랑이에 면 패드를 끼고 있게 했다. 이때 참가자 식단은 제한했고 향 없는 비누만 쓰게 했다. 향수·데오드란트도 금지시켰다.
연구팀은 이후 웰시 암말 43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특수 제작된 마스크를 통해 수집된 땀 냄새를 맡게 했다. 말이 냄새를 맡는 동안의 심박수 변화와 행동 변화도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말이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따라 확실히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서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땀 냄새를 맡은 말의 경우엔 심박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한 이 말들은 보통 왼쪽 콧구멍을 사용해 냄새를 맡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것은 말이 위협이나 부정적인 상황을 인지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사람에게 잘 다가오려 하지도 않았다.
반면 즐거운 영화를 본 사람의 땀 냄새를 맡은 말들은 심박수 변화가 적었다. 실험자에게 먼저 다가가 코를 비비는 등 친근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를 이끈 루아 랑사드 박사는 “인간의 감정은 땀의 화학 성분을 변화시키며, 말은 후각을 통해 그 차이를 정확히 구분해낸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냄새를 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 느끼는 감정에 전염돼 말의 행동까지 달라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말을 훈련시키거나 치료할 때 관리자의 정서적 안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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