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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 특허 공세에 묶인 삼성에피스·삼천당…美 출시 안갯속

조선비즈 염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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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 특허 공세에 묶인 삼성에피스·삼천당…美 출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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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리제네론이 황반변성 블록버스터 치료제 ‘아일리아’의 독점 연장을 위해 특허 소송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잇따라 가로막히고 있다. 주요 물질특허는 이미 만료됐지만, 리제네론이 2027년까지 유효한 제형 특허를 앞세워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법적 분쟁을 확대하면서 시장 진입의 문턱이 다시 높아진 모습이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로, 2024년 글로벌 매출 95억2300만달러(약 13조3000억원)를 기록한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 세포가 노화해 시력이 떨어지는 병이며, 아일리아는 황반 주변에 새 혈관이 생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방식으로 병을 치료한다.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Eylea). /리제네론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Eylea). /리제네론



16일 업계에 따르면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독점을 지키기 위해 다각도의 방어 전략에 나서면서 셀트리온,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출시를 지연시키고 있다.

아일리아의 주요 물질특허는 미국과 한국에서 2024년, 유럽에서는 지난해 5월 각각 만료됐다. 그럼에도 리제네론은 바이엘과 함께 투여 간격을 대폭 늘린 아일리아 고용량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2027년 6월까지 유효한 제형·제조 공정 특허를 근거로 특허 방어에 나섰다. 이로 인해 허가를 받고도 실제 판매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는 사례가 이어지며, 허가와 출시 사이에 다시 ‘특허 장벽’이 세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제네론이 특히 사활을 걸고 방어에 나선 시장은 미국이다. 아일리아의 미국 매출은 2024년 기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리제네론은 국내 기업뿐 아니라 마일란, 포미콘, 산도스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까지 미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전방위적인 특허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아일리아 시밀러 ‘아이덴젤트’를 허가받은 셀트리온은 리제네론과 합의를 이뤄 올해 말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2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뒤, 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로 출시를 순차 확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독일에서는 제형 특허 침해가 인정돼 판매가 금지되면서 추가 합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24년 미국·유럽·한국에서 ‘오퓨비즈’에 대한 허가를 모두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삼일제약과 판권 계약을 맺고 ‘아필리부’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리제네론과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면서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회사는 합의를 통한 조기 출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사장은 1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지식재산권(IP)과 관련된 사안이라 공개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올해 미국 출시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FD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비젠프리’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삼천당제약도 발목이 잡혔다.

당초 업계에서는 비젠프리가 별도의 사전충전형 주사제(프리필드시린지) 제형 기술을 통해 특허를 회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리제네론은 제형 특허가 아닌 조성·안정성 관련 특허(865 특허)를 근거로 대응에 나섰다. 이에 삼천당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프레제니우스 카비는 미국 특허상표청(USPTO)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 심리를 요청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파트너사 카비와 함께 지난해부터 시밀러 출시를 위한 합의를 진행해 왔다”며 “특허 소송은 그 합의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9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럭스비(Eyluxvi®)’의 품목허가를 받으며 유럽 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달 초에는 고용량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응할 수 있는 제형 기술의 국제특허(PCT)도 출원했다. 저용량 품목허가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만큼, 고용량 특허 만료 이전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신규 제형 기술로 시장 선점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구체적인 유럽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실제로 판매 중인 곳은 암젠이 유일하다. 암젠은 기존 특허를 회피하는 전략으로 2024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리제네론은 새로운 특허를 근거로 암젠을 다시 고소했지만, 암젠은 반독점 반소를 제기하며 맞섰다.

리제네론의 특허 방어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7월 서한을 통해 약가 인하 조치를 요청한 17개 바이오기업 가운데서도 리제네론은 유일하게 합의에 응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여러 선택지 가운데 어떤 해법을 택할지가 향후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입 여부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며 “특허 공세 속에서 각 사의 전략적 판단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염현아 기자(y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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