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에 대한 1심 판결이 16일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기소된 7개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나오는 선고다. 앞서 특별검사는 이 사건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기일을 연다.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지난해 1월 3일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 수사관들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도록 한 사건에 적용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은 또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의 형식만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함으로써,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계엄 해제 이후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副署·서명)한 문서에 따라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작성한 뒤 이를 파쇄해 폐기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헌정질서를 파괴할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프레스 가이던스(PG·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하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은 지난달 26일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사병처럼 동원해 물리력을 사용, 영장 집행을 조직적으로 저지한 전례 없는 공무집행방해”라며 양형기준 가중 구간(징역 1~4년)을 넘어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허위 공보, 비화폰 기록 삭제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2025년 1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호처와 대치 중이다. /조선DB |
윤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대통령 경호는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과 관련해서는 “공수처는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다가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하지만, 직권남용 자체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없다”며 “소추권이 없는 기관은 기본적으로 수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에 대해서는 “심의는 대통령에 대한 자문에 불과한데, 이것이 대통령과 국무위원 간의 권리·의무 관계가 되는지 의문”이라며 “45년 만의 국가긴급권 행사였던 만큼, 주례 국무회의처럼 진행하기는 어려웠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 여부와 계엄 선포 절차의 하자 문제는 비상계엄 관련 ‘본류’로 꼽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이 향후 내란 관련 재판의 흐름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법원은 사회적 관심과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이번 선고를 방송으로 생중계하기로 했다. 다만 기술적 사정에 따라 송출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 법정에서 선고가 이뤄지는 장면은 법원 자체 장비로 촬영돼 방송사에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전직 대통령 재판 선고가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법원은 2018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같은 해 7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사건 선고를 생중계했으며, 같은 해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횡령·뇌물 사건 선고도 생중계한 바 있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