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자수서에 “강선우 만나 건네”
일각 “감춰야 하는 내용이 있는 듯”
일각 “감춰야 하는 내용이 있는 듯”
15일 오전 김경 서울시의원이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김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의원에게 공천 헌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뉴스1 |
경찰이 강선우 의원에게 1억원의 공천 헌금을 준 혐의를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의 휴대폰을 압수했으나, 텔레그램 대화나 통화 내역 등이 모두 지워진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텔레그램 서버는 해외에 있어 한국 수사기관이 대화 내역을 텔레그램 운영사를 통해 확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씨 휴대폰 단말기를 포렌식하더라도 이미 삭제된 대화 내역이 얼마나 복구될지 알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증거 상당 부분이 인멸됐을 수 있다”고 했다.
본지 취재 결과, 김씨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해 10여 일을 머물렀다. 미국 체류 중 수차례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하고 재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톡 계정도 재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미국에서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텔레그램은 계정을 탈퇴하면 기존 대화방이나 대화 내용 등이 모두 삭제된다. 경찰은 휴대폰뿐 아니라 김씨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3대를 확보했다. 그러나 2대는 하드디스크가 삭제된 상태였고 1대는 아예 하드디스크가 없는 깡통 컴퓨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2024년과 작년 5월, 이달 초에도 카카오톡에서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주기적으로 메신저 대화 내역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김씨는 미국에 있을 때 강 의원에게 1억원을 준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자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를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 수사를 강 의원 선에서 막으려는 의도 아니냐” “물증을 없애고 이미 재판 준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 같은 해석이 나왔다. 한 법조인은 “김씨가 ‘강선우 1억원’은 깔끔하게 인정하면서, 휴대폰과 컴퓨터 내용을 지운 것을 보면 감춰야 할 내용이 더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 수사 전문가는 “김병기 의원이 강선우 의원에게서 공천 헌금 이야기를 듣고 김씨 공천을 반대했는데도 결국 공천된 것을 보면 더 큰 정치적 힘이 작용했을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날 김병기 의원 아내가 동작구의회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2024년 8월 수사를 덮어준 혐의(직무유기 등)를 받는 당시 동작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팀장 박모 경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경감은 김 의원 아내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내사하면서 수사 관련 문건을 김 의원 측에 넘겨준 의혹도 받고 있다. 박 경감은 본지에 “김 의원 측에 사건 관련 문건을 준 적이 없다”고 했다.
[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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