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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누가 보냈다고?” “대통령이요!”… “우리는?” [세종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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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누가 보냈다고?” “대통령이요!”… “우리는?” [세종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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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피자 관련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이재명 피자’가 세종 관가를 휩쓸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무원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피자를 선물한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쏜 피자를 먹은 공무원들의 표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업무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돌파한 지난해 12월 30일 이 대통령이 보낸 피자가 산업통상부 무역정책국과 투자정책국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6일에는 보건복지부 공공의료정책관,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 해양수산부, 재정경제부 세제실, 기획예산처 예산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실 등에도 ‘이재명 피자’가 배달됐습니다.

장관들도 ‘피자 파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수출 성과를 축하하며 산업부 반도체·자동차·조선해양플랜트과 등 11개 과에 피자를 전달했습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지난 8일 복지부 전 부서에 피자 350판을 쐈습니다.

피자가 전달된 부처와 부서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국정과제 이행’과 ‘성과 달성’을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은 이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해수부는 대선 공약이었던 ‘부산 청사 이전’을 완수했습니다.

지난 6일에는 금융위원회에 격려 피자가 쏟아졌습니다. 코스피가 4500을 돌파한 날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공약한 ‘코스피 5000시대 개막’을 눈앞에 두고 막판 스퍼트를 하라는 취지의 피자 선물로 인식됐습니다.

한 복지부 공무원은 “고된 업무 와중에 격려받으니 감사한 마음 반, 자랑스러운 마음 반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피자 인증샷’을 찍어 올린 실장급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가를 휩쓴 ‘이재명 피자’를 두고 달갑지 않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한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낸 것도 아닌데 연초부터 격려받으니 부담이 크다”고 귀띔했습니다. “대통령 피자를 우리만 받아 미안했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피자를 받지 못한 부처는 서운함이 가득했습니다. “이재명 피자는 독이 든 성배”라며 못 받은 걸 애써 위로하는 공무원도 있습니다. 한 경제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이재명 피자의 무게가 예사롭지 않다. 피자 한 조각 먹은 대가가 엄청난 업무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종 조중헌·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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