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 정부의 요구로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이는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군사적·외교적 측면에서 동시다발적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미국이 중동으로 주요 전력을 이동시키고 현지 직원들에게 철수 권고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에 대한 공격이 사실상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스 채널인 뉴스 네이션은 미국이 남중국해에 배치됐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을 이란이 포함된 미 중부사령부 작전 책임 구역으로 전진 배치했다고 전했습니다.
중부사령부 작전 책임 구역은 중동과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21개국이 포함되는데, 이란 사태가 심각해지자 '바다 위의 군사기지'인 미 해군의 핵심 전력인 항모 전단을 파견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미국은 중동 최대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 기지 일부 직원들에게 기지에서 철수하라는 권고를 전달하고 이란 내 자국민들에게 즉각 인접국으로 대피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미군이 24시간 내 공격 개시를 염두에 두고 이란의 반격에 대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란은 외부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마다 중동의 미군 기지를 보복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 당시에도 알우데이드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란 정부의 무차별적인 시위 진압이 이어지며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기반 인권 운동가 통신(HRANA)은 지난달 28일 이란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후 군경 147명을 포함해 2,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고, 일각에선 만 명 이상이 숨졌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유럽 등 주요국들은 자국민에게 이란 철수령을 내리면서 경계 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고 대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철수했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는 대사관 비필수 인력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각 철수를 촉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지난 13일 김진아 2차관이 주재한 상황 점검 회의 등을 통해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면서 교민 대피·철수 가능성까지 고려해 관련 계획을 수립해두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실제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며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이뤄져야 하고 몇 달이 걸리는 장기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백악관 국가 안보팀에 당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압송 당시 미군의 기습작전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자신감을 높여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란 측에서는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일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사형 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26세 남성 에르판 솔타니의 형 집행이 연기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되는 계획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처벌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뒤 부담을 느껴 형 집행을 보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부의 무차별적인 시위대 진압과 처벌을 군사 개입 명분으로 언급해온 만큼, 향후 미국의 개입 움직임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 시위대 살해와 처형 계획이 중단됐다고 들었다"며 일단은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습니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은 배제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지만, 매우 좋은 소식을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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