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
최근 원/달러 환율뿐 아니라 유로화, 엔화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달라진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위안화에서도 관찰되는데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약한 흐름을 이어간 위안화가 최근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위안화 강세기조가 뚜렷한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4월 7.35위안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하면서 달러당 7위안 선을 하회하며 2년7개월 만에 가장 강한 흐름을 이어간다.
원화 대비로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위안당 210원 수준까지 원/위안 환율이 상승(원화 대비 위안화 강세)했다.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매년 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상황에서 수출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위안화의 절상에 시장에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타난다. 의외의 위안화 강세,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다른 국가들과의 통상마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1월 사상 최대인 1조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분쟁 등으로 인해 대미수출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한 셈인데 미국 외 국가들로 수출이 확대된 게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유로존처럼 중국 제품을 수입하는 국가들의 무역적자 급증과 중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자국 제조업의 부진을 의미한다. 실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한 직후 대중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위안화 약세가 중국의 무역흑자를 강화해 다른 국가들에 피해를 주고 있음을 경고했다. 미국과 교역마찰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과 갈등이 커지는 점이 중국엔 부담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상용인 가능성을 높인다.
대외적인 갈등뿐 아니라 중국 대내적인 관점에서도 위안화 강세용인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수출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트럼프행정부 관세 등의 대외리스크에 대한 중국 경제성장의 민감도가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이를 낮추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내수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입물가를 낮춰 안정적인 저금리를 유도하는 위안화 절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에서는 과거보다 내수성장에 보다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되기에 최근 위안화 강세를 통해 중국의 내수부양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의 내수수요 성장과 함께 해외 제품의 수입이 늘면 다른 국가와 갈등을 빚는 과도한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으며 교역결제 과정에서 위안화가 해외로 나가면서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 역시 높일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예상보다 강하게 전개되는 위안화 절상, 글로벌 교역갈등이 격화하는 최근 상황을 중국의 대내적, 대외적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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