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로·세로 1m 대형금고 파악
불법 정치 자금 물증 있을 가능성
“늑장수사가 증거인멸 시간 벌어줘”
불법 정치 자금 물증 있을 가능성
“늑장수사가 증거인멸 시간 벌어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병기 의원실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는 경찰이 김 의원 부부의 이른바 ‘비밀 금고’를 추적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경찰은 이 금고에 김 의원 부부 관련 의혹을 입증할 단서나 증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4일 김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과 지역구 사무실, 김 의원 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 주거지 등 6곳을 압수 수색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전직 동작구 구의원 2명에게서 공천을 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해 총 3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서울 동작갑) 의원. /뉴시스 |
이날 압수 수색 대상에는 김 의원 차남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경찰은 앞서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 부부가 개인 금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 금고가 김 의원 차남 집에 있을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김 의원의 비밀 금고는 가로·세로 1m 크기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평소 김 의원 부부가 현금과 귀중품을 보관해뒀다는 첩보가 있어 경찰은 압수 수색 대상에 금고를 포함했다. 경찰은 이 금고에서 불법 정치자금 등과 관련한 핵심 물증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주변에선 김 의원이 강선우 의원과 김경 시의원의 ‘1억 공천 헌금’ 문제를 논의하는 녹음이 최근 공개된 것과 관련해, 김 의원 금고에 추가 녹음 저장 장치 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 차남 집에는 금고가 없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해 금고가 압수 수색 전에 빠져나갔는지를 조사했다. 경찰은 김 의원의 자택과 차량, 사무실 등도 뒤졌으나 금고를 찾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경찰의 늑장 수사가 피의자들로 하여금 증거를 없앨 시간을 벌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압수 수색은 김 의원을 둘러싼 각종 고발 건이 서울경찰청에 병합돼 수사가 시작된 지 2주 만에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금고가 차남 집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졌는지 수사 중”이라고 했다.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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