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017년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한 경찰 내사를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통해 무마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비망록이 나왔다. 비망록은 이 후보자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이를 부인했다.
2017년 바른정당 대표였던 이 후보자는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서울의 한 상가연합회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2015~2017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을 지냈는데, 당시 상가연합회가 사업회에 기부한 돈 일부를 사업회 직원 월급으로 지급한 뒤 정치자금으로 돌려 썼다는 것이다. 경찰은 검찰에 입건 요청까지 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세차례 반려했다. 사건은 결국 2019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종료됐다.
15일 한겨레가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을 통홰 확보한 비망록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17년 9월19일에 “변호사가 검찰에 들어갔다 오더니 내일 입건지휘 내릴 듯. 방법 없다. 입건지휘 내리면 그때 대응 방안 강구하자”는 내용과 함께 “채동욱 총장께 전화, 수임해야 일 할 수 있다. 할 수 없이 수임 싸인(7천/성공보수 5천/5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다음날 비망록엔 “채변이 윤장과 통화했다 함”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윤장’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입건지휘가 이뤄질 듯 보이자, 이 후보자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친분이 두터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변호사로 선임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대가성이 없고 빚도 다 갚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천 원내대표가 한겨레에 공개한 녹취에는 이 후보자가 기부금을 낸 사업가에게 “제가 이걸 몇배라도 갚아드리고 싶은데 제가 사실 지금 그럴 도저히 형편이 좀 안 된다”고 얘기하는 내용이 담겼다. 천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2017년 당시) 거짓 해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이날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그런 거짓말, 소설로 비망록을 쓸리도, 쓴 적도 없다”며 “수사 의뢰하고 싶다.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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