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시장 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장동혁 지도부의 ‘한동훈 제명 추진’으로 국민의힘 전체가 들썩인 15일,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모호한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과 오 시장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의결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같은 ‘찬탄’(탄핵 찬성) 대열에 섰지만, 이번 제명 파동에 대해선 ‘양비론’에 가까운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한 전 대표를 겨냥해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남아 있다. 여론 조작 계정으로 지목된 아이피(IP) 주소, 즉 가족 5인의 명의로 1400여개 게시글이 작성된 2개의 아이피 주소가 한동훈 전 대표와 무관함을 스스로 입증한다면 지금의 혼란은 바로 정리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가 스스로 당시 자신과 관련된 장소의 아이피 주소를 서버 업체에 제시하고 업체에서 여론 조작 아이피와 대조 및 일치 여부만이라도 간단하게 확인하면 된다”며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한 전 대표가 집과 사무실의 아이피 주소를 공개해 당무감사위원회가 한 전 대표 가족이 사용했다고 추정한 아이피와 비교·대조하는 방식으로 ‘당원 게시판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자는 주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동혁 대표의 선택을 “승리의 길을 벗어난 자멸의 길”이라 비판하는 한편, 한 전 대표를 향해서도 “당원들이 납득할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사태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여부를 상세하게 소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두 사람의 이런 주장은 그동안 한 전 대표를 공격해온 장동혁 대표가 펴온 논리와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 이날 한 전 대표 제명안 의결을 미룬 장 대표도 “당사자가 직접 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어떤 사실이 맞고 다른지 충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한 전 대표가 윤리위 제명을 감수하며 수용을 거부해온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싫든 좋든 장 대표 체제에서 지방선거 공천과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야 하는 두 사람의 처지가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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