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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개입도 안 먹힌 환율… 정부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파이낸셜뉴스 정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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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개입도 안 먹힌 환율… 정부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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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 韓 펀더멘털과 안맞아"
美재무 최근 이례적 환율방어 지원
정부 "외환시장 달러 가수요 확인"
고환율 지속땐 외화안정 규제 밝혀
은행 선물환 포지션에 한도 부여
외화예금 신규 유치 제한 등 예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 연합뉴스


계속되는 원화가치 하락에 정부가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조치를 추진한다. 수차례 구두개입과 갖가지 외환유동성 확보 대책에도 '달러 가수요'로 인해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자 정부가 더 센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원화가치 절하를 계속된 '돈 풀기'와 대미 현금투자 가시화,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등 시장 구조와 재정안정 및 경제 체질적 측면이 아닌 개인투자자와 기업, 금융기관 등의 경제주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재정경제부는 외환시장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외환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을 들면서 "우리 거시경제 상황과 (높은) 환율은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거시경제가 안정적인 상태에서 이탈하는 것이고, 이를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개인과 금융기관 거래에 대해 거시건전성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끝낸 베선트 장관은 전날 SNS에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견고한 경제 펀더멘털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 관리관은 "과거에도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제도 등 이른바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도입했다"면서 이번에는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부여 등 거시건전성 차원의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밖에 외화예금의 신규 유치를 제한하는 등의 건전성 조치도 예상된다.

경제당국은 거시건전성 조치까지 고려한 이유를 비정상적인 '달러 가수요'가 확인됐다는 점을 들었다. 최 관리관은 "오늘 외환시장이 개장하자마자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많은 달러 매수 수요가 발생했다"면서 "환율이 오름세로 가니 역외에서 달러를 매도하던 외국인조차 달러를 다시 매입하는 행태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관리관은 "원화가 절하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환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 상황"이라면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어젯밤부터 오늘 벌어진 자기실현적 상황이 '단기적 달러 가수요'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성 조치로 원·달러환율은 1460원대로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14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개인투자자에 대해 고환율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의식, 거시건전성 조치가 개인투자자에 대한 직접규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 관리관은 "(다만)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하는데, 결과적으로 개인의 거래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거시건전성 조치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당국이 시행하는 감독·규제다. 외화부채 부담금,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 조정과 선물환 한도 상한 부여 등 금융당국이 외환 수급을 직접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금융위기 또는 이에 상응하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 아닌데도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최근 고환율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정부의 환율안정 대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거시건전성 조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안정 효과가 있으나 단기외채 증가 등의 부작용과 중장기적으로 금융안정 측면에서 위험요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거시건전성 제도가 가능한 선택지 중 하나일 수 있지만 근본적 요인 해소 및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원화 약세의 핵심 배경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고 투자 매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환율안정을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조치보다 국내 경제 성장성과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최용준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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