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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인하 사실상 종료, 환율·집값 안정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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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인하 사실상 종료, 환율·집값 안정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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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다섯차례 연속 동결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서울 집값 급등 탓에, 이번엔 1500원대를 위협하는 높은 환율 탓에 통화정책이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경기 회복이 제 궤도에 오르지도 못한 상태에서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에서 ‘중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은 경제성장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금리 동결의 이유로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가 사라진 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했으나 이 문구가 아예 삭제됐다. 2024년 10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래 1년3개월 만에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의미한다.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은 고환율 탓이 가장 크다. 한·미 금리 차가 1.25%포인트나 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놓으면 환율 안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를 자극한다. 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꺾이지 않는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문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하가 경기 진작 효과보다 환율·물가·자산시장 리스크를 자극할 우려가 더 크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이 앞으로 경기와 관련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한은은 ‘성장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경로에 상방 리스크가 다소 증대’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최근의 성장이 이른바 ‘케이(K)자형 회복’(양극화를 동반한 회복)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에 힘입어 성장률은 높아지고 있으나 산업 부문, 기업 규모 간 격차가 매우 크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랫목에서 윗목까지 퍼지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 종료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통화정책은 금리라는 수단을 통해 경제 전 부문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정부는 재정정책을 통해 양극화 완화 등에 나서야 한다. 또한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기가 언제 다시 고꾸라질지도 모른다. 환율과 수도권 집값 등 불확실한 변수들을 안정화시키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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