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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계열분리서 빠진 김동원의 '금융'… 규제·실적부진 영향인듯

아시아투데이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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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계열분리서 빠진 김동원의 '금융'… 규제·실적부진 영향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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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규제·중장기 전략 필요
업황 부진에 한화생명 실적 감소
지주회사 중심 그룹 지원에 집중
계열사 지분 매각하며 승계 속도


㈜한화의 인적분할을 계기로 한화그룹의 계열분리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분할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중심의 구도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이끄는 금융 사업은 기존처럼 ㈜한화 산하에 남게 되면서 금융 부문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서는 삼형제가 중장기적으로 계열분리를 통해 각각의 사업 부문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과 조선, 해양, 에너지 등 핵심 사업군을 김동관 부회장이 맡고 김동원 사장은 금융,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기술 부문을 각각 주도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김동선 부사장의 사업군이 별도의 법인으로 옮겨가게 되며 독립 경영의 기반을 만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금융 부문의 분리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향후 한화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와 맞춰 계열분리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둘 수 없는 만큼 향후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금융 부문의 독립이 필수다. 하지만 당장 금융 부문을 급하게 분할시키기에는 부담 요인이 크다. 한화생명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본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 계열사를 독립시키기보다는 ㈜한화를 중심으로 한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1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 이사회는 지난 14일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및 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존속법인에 남는 법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 방산 및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등이다.

이 중에서 금융 사업이 김동원 사장이 주도하는 부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한화생명에서 근무해왔다. 한화생명은 한화 금융 계열사의 주축인 곳이다.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한화→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 등으로 지배력이 이어진다. 이어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을 지배하는 식이다. 김 사장이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하지만, 한화생명의 지분 43.24%를 보유한 ㈜한화 지분 5.38%를 들고 있다. ㈜한화에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한화에너지의 지분도 보유 중이다. 당초 25%를 보유했지만, 지난해 말 5%가량을 매각하며 20%를 들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 등을 통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사업부문의 승계 방향성이 잡힌 상황이지만, 금융 계열사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재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삼형제의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지지만, 시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에 분리된 유통·기계 부문 등은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장인 만큼 빠르게 분리를 선언했다는 해석이다. 반면 금융 사업은 금융당국의 규제 등이 얽혀있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가야 하는 사업인 만큼 안정을 꾀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 부문도 그룹 차원에서 분리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분할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승계의 일환으로 게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가 금융 계열사 분리를 시도하지 않는 건 보험업황의 부진 때문으로도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15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 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기본자본 K-ICS(킥스)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특히 한화생명의 기본자본 킥스는 금융당국의 권고치(50%)를 겨우 넘기는 57% 수준이다. 계열 분리를 고민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한화 산하에서 그룹 지원 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안정적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동관 부회장 입장에서도 금융 계열사를 품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것이 금융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그룹은 이번 분할과 관련 "이번 인적분할은 반도체 장비, 시큐리티, F&B, 유통 등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해당 사업군의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중장기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그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던 사업 영역에 보다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주요 목적으로, 현 시점에서 금융 부문의 분리와 관련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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