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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68] 태고의 신비 '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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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68] 태고의 신비 '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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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뱀밥 그림

(68) 뱀밥 그림



5억년 전 고생대 시기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쇠뜨기'는 생존 방법이 참 독특하다. 쇠뜨기는 잎이 퇴화해 줄기로만 살아가는데 생식 줄기와 영양 줄기와 뿌리 줄기로 나눠 번식한다.

이른 봄, 먼저 고개를 내미는 것이 생식 줄기로, 모양이 뱀 머리를 닮아 '뱀밥'이라고 부른다. 줄기 꼭대기에 달린 것이 홀씨주머니다.

늦봄이 되면 홀씨가 나와 바람에 날리거나 짐승 몸에 붙어 퍼지는데 이 방법으로는 싹이 잘 안 튼다. 그러나 이때부터 쇠뜨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뱀밥이 사라지면서 땅속 1m까지 퍼진 뿌리줄기에서 녹색의 영양 줄기가 돋아난다. 솔잎을 닮은 영양 줄기를 통해 광합성을 하면서 뿌리 줄기에 영양을 공급해 땅속에서 왕성한 세력 확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쇠뜨기는 번식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뱀밥을 왜 지금껏 고수하고 있을까? 진화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은 퇴화시키고 유리한 것만 취해야 생태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수월할 텐데 말이다.

여기에 쇠뜨기가 5억년을 살아온 비법이 숨겨져 있다고 본다. 즉 쇠뜨기는 생존 당시의 지구환경에 유리한 방법만을 택해 번식해 온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까지 대비해 제2, 제3의 플랜을 DNA 속에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뱀밥이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닥쳤을 때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 틀림없다.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도 장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쇠뜨기와 뱀밥이 말없이 전해주고 있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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