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법개정 후속 '공시 제도' 혁신 논의
"단순 결과 통보 넘어 의사결정 이유 밝혀야"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오기형·김남근·이강일 의원 /의원실 |
아시아투데이 심준보 기자 =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됐음에도 정작 이사회가 어떤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공시'의 개선 필요성을 논의하는 토론이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김남근·이강일 의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공시 개정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모두 개정 상법이 현장에 안착하려면 이사회 의사결정의 '이유'를 설명하는 공시 혁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사례로 들며 현행 공시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가 2조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할 당시 싱가포르 투자청(GIC) 출신 사외이사가 기권표를 던졌지만 의사록에는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성이 높은 시점에선 자사주 매입보다 재투자가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한 '기권' 표기가 아니라 그 구체적 반대 근거를 공시해야 주주가 경영진을 제대로 감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기업 경영진의 '자본비용' 인식 부재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경영진들이 자기자본을 '공짜 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윤 변호사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이자율이 0%라는 이유로 '금융비용이 없다'고 공시하는 게 한국 기업의 현실"이라며 "사업보고서 내 경영진단 의견(MD&A)에 자기자본비용(COE)과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명시해 기업의 가치를 숫자로 증명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대주주 일가의 사익 편취 통로로 악용되는 내부거래와 상호주 문제도 논의됐다. 중견·중소기업이 이사회 승인 없이 대주주와 거래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경영진이 내부통제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해 공시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김대일 금감원 기업공시국 팀장과 최치연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시대 흐름에 맞춰 투자 판단에 필요한 실질적 정보가 담기도록 공시 서식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 측 발표자인 김춘 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서 공시 확대는 곧 법적 소송 위험과 직결된다"며 "이사의 면책 기준 등 보호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꼽는 저평가 원인은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라며 "공시 강화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밸류업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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