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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역행하는 미국] "사람보다 산업 우선"…미 EPA, 환경규제 '건강 혜택' 산정 중단

파인드비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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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역행하는 미국] "사람보다 산업 우선"…미 EPA, 환경규제 '건강 혜택' 산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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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대기오염 줄여 얻는 사망자 감소 효과 계산 않겠다" 공식화
미세먼지·오존 규제 동력 상실 우려…환경단체 "시민 건강권 포기 선언"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기오염 규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익과 사망자 감소 수치 산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AI이미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기오염 규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익과 사망자 감소 수치 산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AI이미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기오염 규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익과 사망자 감소 수치 산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규제의 타당성을 따질 때 '사람의 생명'보다 '기업의 비용'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PA는 향후 새로운 환경 규제를 도입하거나 기존 정책을 검토할 때 대기질 개선으로 기대되는 의료비 절감액과 조기 사망자 감소 등 이른바 '건강 혜택(Health Benefits)' 수치를 공식 통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규제 근거 사라지나…'비용 대비 편익' 계산법의 변화

그동안 미 정부는 환경 규제를 강화할 때마다 산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과 그로 인해 시민들이 얻는 건강상 이익을 비교해 왔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 배출가스를 규제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1조 원이라도, 호흡기 질환 감소로 얻는 경제적 이익이 2조 원이라면 규제를 시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앞으로는 규제로 인한 '기업의 손실'만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EPA 내부 관계자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규제 도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라는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오존 등 오염물질 규제 완화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미세먼지와 오존 등 치명적인 대기 오염 물질에 대한 규제 완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규제의 긍정적 효과를 수치화하지 않으면, 산업계의 반발을 무너뜨릴 논리적 근거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환경단체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는 성명을 통해 "EPA의 존재 목적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생명 가치를 계산기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정부의 기본 책무를 포기하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글로벌 환경 표준 '도미노 후퇴' 가능성


미국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 사회의 환경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이 환경 규제의 문턱을 낮출 경우, 수출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는 다른 국가들도 규제 완화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정책 전문가들은 미 정부의 행보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을 결정하던 과학적 행정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며 "대기오염은 국경이 없는 만큼, 미국의 규제 후퇴는 결국 전 지구적인 보건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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