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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367조 원 시장 열린다

서울경제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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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367조 원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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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
분산원장 증권계좌부 인정
투자계약증권 증권사 중개 허용


토큰증권(ST) 관련 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블록체인 기반 증권에 법적 지위가 부여되면서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에 길이 열렸다. 부동산·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쪼개 파는 디지털자산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 개화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1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폐기됐던 법안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끝에 거둔 결실이다.

전자증권법 개정의 핵심은 분산원장(블록체인)을 증권 계좌부(전자등록계좌부)로 인정한 점이다. 분산원장을 활용한 증권 계좌 관리와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운용이 가능해진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상에서 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자동으로 이행되는 기술로, 조각투자증권(신탁 수익증권)이나 투자계약증권 등 기초자산과 수익 구조가 비정형적인 신종 증권의 배당·인센티브 지급을 자동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서는 그동안 유통이 제한됐던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사 중개가 전면 허용된다. 현재 시장에서 발행 중인 미술품 전시·관리 수익권이나 한우 축산 사업 관련 조각투자 상품들이 대표적이다.

그간 투자계약증권은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존 증권사와 동일한 채널을 통해 유통이 가능해진다. 이는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증권사의 엄격한 투자자 보호 체계 안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 역시 프로젝트를 증권화해 자본시장에서 직접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열리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은 모든 증권에 적용 가능하나 신종 증권인 투자계약증권에 활발히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1년 뒤인 2027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법 시행 즉시 본격적인 토큰증권 생태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다음 달 중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시장참여자(금융투자·핀테크업권), 학계·연구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성해 킥오프 회의를 연다. 협의체는 산하에 △기술·인프라(블록체인 인프라) △발행제도(증권신고서 등) △유통제도(유통공시, 인가체계 등) 3개 분과를 두고 세부 제도를 설계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 규모는 2026년 119조 원에서 2030년에는 36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IP) 등 전통적 증권 시장에서 소외됐던 자산들이 토큰화되면서 자본시장의 외연이 대폭 확장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범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장(바이셀스탠다드 대표)은 "토큰증권 제도화는 혁신 산업 지원을 넘어 자본시장 체질 개선과 금융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 전략"이라며 “이 제도의 완성도와 빠른 속도가 아시아 디지털 금융 허브 경쟁에서 한국의 핵심 우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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