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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아니었어" 어쩐지 콧물이 노란색...뇌막염 부르는 '이 질환'

머니투데이 정심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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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아니었어" 어쩐지 콧물이 노란색...뇌막염 부르는 '이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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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부비동염 증상과 최신 치료법

비강검사에서 비용종, 화농성 콧물, 점막 부종 또는 폐색은 부비동염의 전형적인 검사 소견이다.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비강검사에서 비용종, 화농성 콧물, 점막 부종 또는 폐색은 부비동염의 전형적인 검사 소견이다.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겨울철 코를 훌쩍이거나 코가 막힐 때 '감기에 걸렸겠거니' 하고 여겨 감기약을 챙겨먹는 사람이 적잖다. 그런데 감기와 부비동염(축농증)은 초기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고, 단순 감기로 여기다가 병을 키우기 쉽다. 만성 부비동염은 국내 성인의 약 8%가 겪는 흔한 질환이다. 문제는 부비동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간 눈 주위 봉와직염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뇌막염·골수염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것.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부비동염은 얼굴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가리킨다. 이 공간은 작은 통로를 통해 코와 연결돼있어 환기, 분비물 배출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감기,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부비동 점막이 붓거나 막히면 분비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생긴다. 감기 후기에는 바이러스 감염 뒤 2차 세균감염이 겹치면서 '급성 부비동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는 비강·부비동 내 종양이 통로를 막아 부비동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부비동염의 증상은 △코막힘 △누런색 또는 초록색의 농성 콧물 △얼굴 부위의 압통 △두통 등이다. 콧물이 목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생기기도 하며, 이 때문에 기침이 3주 이상 이어지면 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발열 △권태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비강 내시경으로 점막 부종, 물혹, 고름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시경으로 보이지 않는 부위, 수술 필요 여부는 CT(컴퓨터단층촬영)로 평가하며, 곰팡이성 염증이나 종양이 의심되면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부비동의 구조와 위치.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부비동의 구조와 위치. /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부비동염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 기본이며, 대부분 3일 내 호전된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점막 부종과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 되고,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사용한다. 생리식염수 코 세척은 분비물 배출을 돕고 코막힘 완화에 효과적이다. 반면, 비점막 수축제는 3~5일 이상 장기간 사용하면 점막이 더 붓고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약을 먹어도 개선되지 않거나 구조적 문제가 있으면 수술로 막힌 부비동을 열어 환기·배출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계에선 부비동염 치료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만성 부비동염을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면역 반응의 불균형이 만들어내는 만성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 잡으면서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배미례 과장은 "만성 부비동염은 과거엔 비용종이 있으면 알레르기나 만성 염증 때문이라 하고, 비용종이 없으면 치료가 부족한 세균감염으로 여겼다"면서 "하지만 2020년 유럽 부비동염 치료지침(EPOS 2020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부비동염 환자마다 다른 염증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을 치료의 핵심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부비동염의 '염증 유형' 중 가장 중요한 게 '제2형 염증'이다. 부비동염 환자에게선 IL-4, IL-5, IL-13 같은 특정 면역 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호산구가 증가하고 점막이 붓는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 과정이 마치 '콧속의 천식'으로 비유된다. 배미례 과장은 "비용종이 있는 환자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하고 비용종이 없는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도 제2형 염증이 발견된다"면서 "물혹이 없어도 제2형 염증이면 재발 위험이 높으므로 치료 방향도 환자의 염증 성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중증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게 최근 가장 주목받는 치료는 '생물학적 제제(Biologics)'이다. 생물학적 제제는 제2형 염증의 근본 원인이 되는 면역 물질을 정확히 찾아내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 치료로, 기존 약물이나 수술만으로는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왔다.

배 과장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는 주사제 투약으로 진행하는데 투약 후 4~12주 때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하면 더 안정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비급여로 고가이지만 반복적인 수술과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어 그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외출 후 손 씻기, 실내외 온도 차 줄이기, 마스크 착용 등 감기 예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 전용 보습 연고를 사용하면 건조함을 완화할 수 있으며,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도 도움 된다. 단, 수돗물로 세척하면 점막 기능이 약해져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김동영 교수는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지키고, 코점막이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노란 콧물이나 후비루가 나타나거나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되면 조기에 진료받아 합병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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