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소명 기회" 26일 최고위로 징계 의결 미뤄…韓측 "재심 청구 없다" 재확인
의원 30여명 "제명 과하다" 압박에 부담 느낀 듯…절차적 정당성 확보 포석 관측
의원 30여명 "제명 과하다" 압박에 부담 느낀 듯…절차적 정당성 확보 포석 관측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몰린 관심 |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조다운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을 이유로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처분받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확정을 일단 보류했다.
당헌·당규상 재심 청구 기간인 열흘간 소명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이지만, 다소 시일을 벌었을 뿐 일촉즉발의 살얼음판 같은 긴장 상태는 그대로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 측은 '제명 불가피' 방침에 변함이 없고, 한 전 대표 역시 '조작 감사에 대한 사과는 없다'는 입장이 여전해 제명 결정이 열흘가량 미뤄진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한 전 대표 제명 안건을 상정하지 않겠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 전 대표에게 재심 신청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재심 기간까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최고위에서 결정하지 않겠다"며 재심 청구 기한인 오는 23일까지 제명 의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윤리위의 제명 결정이 알려진 이후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3명이 최고위 결정을 미룰 것을 공식 요구하고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조차 "제명 처분은 과하다"는 의견을 내며 당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절차적 하자 논란을 해소해 보려는 뜻도 엿보인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윤리위가 징계 결정문을 두 차례에 걸쳐 수정한 점과 회의 이틀 전 윤리위 출석을 통보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미 결론을 정하고 꿰맞춘 요식행위'라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장 대표로선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확정을 불과 하루 만에 또다시 강행하기보다 재심 청구 기간을 보장해 절차적 문제점을 없애보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는 이르면 26일 최고위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와 면담 마친 장동혁 대표 |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재심 요청을 하고 안하고는 당사자가 결정할 부분이나, 절차상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주고 사실관계를 다툴 부분이 있다면 당사자가 직접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장 대표가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의원들 의견을 다 듣고 최고위 직전에 결정한 것"이라며 "(한 전 대표가) 소명 기회를 갖고 싶으면 재심을 청구해 소명 절차를 윤리위 앞에서 밟으면 된다"고 했다.
앞서 '대안과 미래' 소속 엄태영·이성권·고동진 의원은 최고위 직전 장 대표를 찾아가 최고위 결정을 미루라고 압박했다.
4선 이상 중진들도 전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장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공개로 진행된 사전 최고위 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 등 일부가 우려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양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가장 안타까운 건 당내 정치 실종"이라며 "윤리위 제명 결정은 증거는 빈약하고 절차는 부실하며 처벌은 과도하다. 곧장 최고위 의결을 진행하는 것도 성급한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제명 가결 시 장 대표 축출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만약에 당을 파국으로 몰고 가면 그 리더십 자체에 대해서도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나. 축출까지는 아니어도 장동혁 지도부가 이렇게 못 간다는 데 많은 분이 공감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제명 확정이 미뤄지긴 했지만, 한 전 대표 측은 "재심 청구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격한 반발을 이어갔다.
한 전 대표와 함께 윤리위 징계 대상에 오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장난하냐? 이미 제명 결정해놓고 여론이 뒤집히자 재심 출석해 해명하라고? 참으로 교활하구나"라고 썼다.
친한(친한동훈)계는 12개 신문이 한목소리로 '한동훈 제명은 국민의힘의 자해이자 뺄셈 정치'라는 취지의 사설을 썼다며 여론전도 병행했다.
한 전 대표는 일단 제명 확정 시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제명 관련 회견 마친 한동훈 전 대표 |
반면 당권파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을 부각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는 성실히 소명에 임해 명예를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 한 전 대표가 똑바로 답변하지 못하고 지금까지처럼 '문자를 못 봤다', '아무튼 조작이다' 말장난만 계속한다면 이후 결과는 오롯이 한 전 대표 책임"이라고 썼다.
의원들 사이에선 한 전 대표가 가족 연루가 확인된 당게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장 대표도 윤리위 제명 처분을 재고하는 등 양측이 '정치적 해법'을 찾을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계파색이 옅은 중진 등 의원 10여명이 발언대에 나와 "지금은 단합의 시간이다.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 "한 전 대표는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제명을 철회하라"는 등 '중재'에 나섰다.
만약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확정되면 최고위 의결 없이는 향후 5년간 재입당이 불가해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총선과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출마나 신당 창당 가능성이 벌써 거론되고 있지만 친한계는 "탈당, 신당 창당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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