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 ‘K-스타트업 통합관 개관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중기부]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의무고발요청제’가 이재명 정부 들어 늘고 있다. 한해 두건 수준에 불과했던 제도 적용이 현 정부 들어 8개월만에 7건으로 파악됐다. 플랫폼 입점업체들을 보호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제도 적용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尹정부선 ‘연 2건’… 사실상 멈췄던 의무고발요청
15일 중기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의무고발요청’ 건수는 정부마다 제도 적용 건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제도 적용 건수는 2019년 8건, 2020년 13건, 2021년 9건 등으로 연 평균 10건이었다. 이에 비해 윤석열 정부 하에선 2022년 1건, 2023년 3건, 2024년(8월까지) 2건 등 연평균 2건 수준이었다. 이재명 정부 하에선 출범 8개월만에 7건으로 과거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의무고발요청제는 중기부·조달청·감사원·검찰 등 관계 부처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여 검찰에 고발을 의무화한 제도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 등에 대한 전속고발권을 갖는데, 중기 피해가 발생한 경우 중기부가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이를 반드시 고발해야 한다. 중소기업 피해 구제의 경우 공정위 전속고발권의 예외 통로로 중기부에 열어 둔 장치가 의무고발요청제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이 제도는 사실상 ‘비활성화’ 상태였다. 정부 안팎에서는 당시 분위기를 두고 “공정위 중심의 행정제재를 중시하고, 형사 고발은 최소화하는 기조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있다. 공정위가 ‘경제 검찰’로 불리는 만큼, 전속고발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부처 간 역할이 정리됐다는 설명이다.
李 정부에선 ‘중기보호’ 엄정대응 기조
기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바뀌었다.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이후 현재까지 8개월 동안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가 확정한 고발요청 사건은 7건이다. 현 정부 들어 중기부가 의무 고발요청한 사례는 현대케피코, 교촌에프앤비, 두원공조, 야놀자, 여기어때, 인팩, 인팩이피엠 등 7건이다.
특히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을 상대로 한 중기부의 고발요청까지 이뤄지며, 적용 범위가 전통 제조·하도급을 넘어 서비스·플랫폼 영역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 같은 경우 피해 업체의 수가 많고, 피해액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의무고발요청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소사업자와 소상공인이 구조적으로 불리한 거래관계에 놓인 사건에 대해선 엄정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시기 의무고발요청이 줄어든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있다. 일부에선 ‘검찰이 주도권을 쥔 정부여서 오히려 형사 고발을 자제했다’는 역설적 평가도 있다. 행정 제재와 형사 처벌의 경계를 명확히 하려 했다는 것이다. 반면 새 정부는 ‘피해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형사 책임을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법 집행 철학의 차이가 제도 활용 빈도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반면 우려도 있다. 중기부가 의무고발요청을 늘릴 경우 공정위의 재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내밀한 범법 상황을 적발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또 경제 범죄에 대해 고발 등 형사 조치가 많아질 경우 경영에 장애가 빚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공정위가 1차적으로 확인한 내용과 범위 내에서 중기부가 다시 이를 확인해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