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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소재 업체들이 연쇄적으로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사들의 투자 취소와 수요 감소가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통해 위기 국면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유급휴직부터 생산 조정까지…소재업계 '한파'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는 전기차 시장 둔화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일부 공장의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라인별 상황에 따라 근무일과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가동률 하락으로 기존처럼 전 라인을 가동하기 어려워지면서 공장별, 라인별로 운영 강도를 조절해 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에코프로는 유급휴직이나 희망퇴직, 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은 단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에코프로 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공장별로 유연하게 대응해왔으며, 회사 차원의 일괄적인 희망퇴직이나 휴직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 역시 희망퇴직 등의 가시적인 구조조정은 시행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700%대에 육박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692%로, 전년 동기(255%) 대비 약 437%포인트(p) 상승했다.
투자 상황도 여의치 않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 지난 2023년 체결한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규모가 기존 3조8347억원에서 973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지난달 밝혔다. 당시 사측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공급 환경 변화 속에서 일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에프는 "부채비율 상승은 LFP(리튬인산철) 신규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회계상 부채로 인식된 영향이 가장 크다"며 "BW는 발행 시점에 부채로 반영되지만, 향후 자본으로 전환되면 부채비율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참여가능한 자기개발 휴직제도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조치에 대해 인력 운영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직 기간 동안 직원들이 자기 개발과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휴직자에게는 자기개발지원금도 지급된다.
SK온의 배터리 협력사인 삼구아이앤씨도 최근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동시에 시행했다. 삼구아이앤씨는 직원들에게 배포한 공문에서 "최근 몇 년간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생산 및 가동률이 저하되고, 향후 그 정도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올해 이후의 공장 운영 상황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위기를 극복하고자 유급휴직, 비상 경영체제 등으로 구성원분들과 함께 버텨왔지만, 경영 환경 악화와 시장 불확실성 지속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를 실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SK온은 충남 서산 3공장 증설을 기존보다 1년 늦추기로 했다. SK온은 당초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서산 3공장 증설을 추진했는데, 전기차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이에 대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전기차 수요 변화에 맞춰 가동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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