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어 아시아나도 인천공한 T2로 이전
임시 브리핑실 공동 사용 등 직원 불만 쏟아내
대한항공 직원들 "망시아나 셋방살이" 비판
양사 내년 본격 통합 앞두고 화학적 결합 걸림돌
임시 브리핑실 공동 사용 등 직원 불만 쏟아내
대한항공 직원들 "망시아나 셋방살이" 비판
양사 내년 본격 통합 앞두고 화학적 결합 걸림돌
[인천공항=뉴시스] 박주성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운항을 개시한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1.14. photo@newsis.com |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제2여객터미널(T2)로 모두 이전한 가운데 함께 근무하는 첫날부터 양사 직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T2에서 탑승 수속 업무를 본격 시작했는데, 업무 공간을 함께 쓰는 상황에서 양사 직원들이 동일하게 불편함을 호소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부터 인천공항 T2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1월 합병 예정으로, 이미 T2를 사용해 온 대한항공과 이번에 T1에서 옮겨온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처리, 운항 준비 등 핵심 업무를 T2내 동일 공간에서 수행하고 있다.
임시공간 함께 사용…'셋방살이' 비판 제기
T2는 원래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한진그룹의 주요 항공 계열사가 입주해 근무하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 14일부터 아시아나항공까지 이전하며, 아시아나항공의 출·도착편 승객 업무 등도 모두 T2에서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은 T2 3층 동편 G열부터 J열까지 발권 및 체크인 카운터를 운영하며, 수하물 위탁 등도 이곳에서 하고 있다. 라운지도 T2내 대한항공 라운지를 함께 이용한다.
이뿐 아니다. 아시아나항공 지상 근무 직원들이 일하는 터미널 내 업무시설도 대한항공과 공동 사용한다.
단적으로 항공 운항 브리핑실을 함께 쓰고 있다. 국토교통부 권고에 따라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실에서 기상, 항로, 기체 상태, 승객 특이사항 등을 공유하는 합동 브리핑을 해야 한다.
하지만 T2 대한항공 브리핑실은 공간이 작고 열약해 양사가 함께 쓰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브리핑실은 엘리베이터도 3대밖에 없어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승무원들이 이용하기에는 많이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도 T2로 이전하면서 별도 브리핑실이 필요하다고 판단, T2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인천운영센터(IOC)를 짓고 있다.
하지만 아직 IOC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T2로 입주하면서 양사 직원들의 불만은 수면 위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5~6명만 타도 엘리베이터가 꽉 차는 상황으로 이미 이곳은 엘리베이터 10미터 줄서기가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 등에는 아시아나항공 비방 글도 올라오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T2 이전을 ‘망시아나 셋방살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아시아나 직원들을 겨냥해 "눈치껏 엘리베이터는 나중에 타라"는 글까지 올렸다.
마찬가지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블라인드에 "왜 우리가 제2터미널로 와야 하는지 모르겠다", "같이 쓰는 브리핑실 분위기가 부담스럽다", "솔직히 무서워서 다니기가 힘들다"는 글들이 올라올 정도다.
이런 논란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소수 의견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더욱 세심하게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공서열' 차이도 양사 갈등 원인으로 지목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개관 목표인 IOC는 객실·운항승무원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1층은 객실승무원, 2층은 운항승무원 업무 공간을 확보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승무원 브리핑실은 물론 교육실과 회의실도 별도로 마련했고, 커피 라운지, 식당, 편의점 등 직원 편의 시설도 대거 갖출 계획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좁은 공간에서 업무를 해야 하는 양사 직원들의 불만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IOC가 문을 열기 전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 지금같은 ‘임시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불편한 동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은 자칫 내년 1월 양사의 정식 통합 운영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양사의 결합을 사실상 ‘통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화학적 결합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특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내년 1월 정식 통합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직원들 갈등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진단이다. T2의 공간 문제를 넘어 구조적 인사 갈등 요인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사 객실승무원의 '시니어리티(연공서열)' 문제가 단적인 예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 인턴 기간이 2년인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1년이다. 이로 인해 같은 해에 입사했다고 해도 근속 인정과 승진 시점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내년으로 예정된 정식 통합 이후 직급 체계와 승진, 보직 배분을 둘러싼 직원들의 갈등 가능성이 벌써부터 거론되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5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에서 한진칼 윤리경영위원회 및 아시아나항공 주요계열사의 경영진이 그룹 윤리경영 통합·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을 포함한 한진칼 윤리경영위원회 위원 7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 주요계열사 경영진 6명이 참여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2025.06.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노조도 심각성 인지…메가캐리어까지 '산 넘어 산'
대한항공 노조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조직이 진정으로 잘 융화될 수 있을지, 현재 가장 큰 고민"이라며 "통합 이후 대한항공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면서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도록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T2 업무공간 마찰이 양사의 화학적 결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특히 객실승무원의 경우, 연공서열은 군대의 선후임과 맞먹을 정도로 직원들에게 민감한 문제인 데다, 각사의 연봉 및 성과급 차이 같은 후속 갈등도 낳을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메가 캐리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 실질적인 화학적 결합이 필수적이다"며 "통합 출범까지 아직 1년 시간이 있으므로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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