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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구두개입도 안 통한다…외환당국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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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구두개입도 안 통한다…외환당국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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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재경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미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재경부 제공]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이례적인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화 약세가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기대했던 외환당국은 투자자의 가수요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거시건전성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외환시장 관련 백브리핑을 실시하고 “거시경제 안정성을 회복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관리관은 거시건정성 조치에 대해 “자본 이동을 관리하는 정책을 의미한다”며 “금융기관이 우선이 될 것이고, 이를 통해 개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가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원화 강세가 지속되자 선물환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을 도입한 바 있다. 현재 검토 중인 거시건전성 조치는 과거와는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관리관은 증권사의 외환거래 위험성을 평가하고 이를 줄이는 제도 등을 예시로 들었다.

정부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건전성 조치 강화를 검토하는 것은 미국 재무장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외환시장의 불안과 원화 약세는 200억 달러 투자를 받아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불리한 만큼 구두개입성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무장관이 한국의 환율 상황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직후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10원 이상 내린 1464.0원으로 마감하는 등 효과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 시장 개장 이후 환율은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1470원대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최 관리관은 “외환시장 개장 후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외국인들도 다시 달러를 매입하는 쪽으로 행태가 변경됐다”며 “환율이 절하될 것이라는 자기실현적 믿음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면서 국내 수요가 역외의 거래 형태를 끌고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달러와 해외주식을 모두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보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취지다.

최 관리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원화 수준은 합당하지 않다”며 “경제성장률 회복, 지난해 경상수지 1100억달러 흑자, 한미 금리차 축소 등의 상황과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관리관은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때 체결하는 것인데 한국의 상황은 환율은 오르지만 달러 공급은 충분하다”며 “당장 통화스와프를 해야할 상황이라고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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