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인구해변에 붙은 대자보. /연합뉴스 |
‘서핑의 성지’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강원도 양양이 허위 게시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양양 한 해변에는 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초대형 대자보까지 붙었다.
15일 양양군 등에 따르면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일대 도로와 상가 주변에는 “왜곡된 이야기로 양양이 욕먹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가 양양을 아프게 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대자보가 줄지어 걸려 있다.
한 건물에는 ‘양양 성적 허위 루머 사건 진상 규명 촉구’라는 제목의 초대형 대자보가 걸리기도 했다. 여기에는 “2023~2025년, 3년에 걸쳐 성적·성관계 루머 등 악의적 허위 정보가 확산했다”며 이로 인해 양양이 이미지 타격을 입어 자영업자 매출이 감소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양양에 다녀오면 원나잇 하러 간 줄 안다는 말까지 퍼지고, 가족·연인·친구가 양양 방문을 말리는 현실”이라며 “양양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모든 이들이 피해자”라고도 적혔다.
대자보 작성자는 허위 게시물과 유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지방 주도 성장은 지역의 신뢰에서 시작된다”며 “허위 사실로 프레임이 씌워지면 관광지는 회복할 수 없고, 지역은 다시 일어설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부디 진실을 바로잡아 주시라”며 “지금 이곳에는 더 이상 버틸 희망이 없다”고 했다.
대자보에 첨부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양양을 무너뜨리려는 조직적인 여론 조작의 실체’라는 제목의 영상이 뜬다. 여기에는 최근 몇 년간 온라인상에서 확산한 ‘양양 서핑 해변을 찾은 여성이 외국인 남성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자극적으로 퍼졌다는 주장이 담겼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상에는 ‘양양에서 하룻밤 즐기고 온 여친 후기’ ‘양양 다녀오면 걸러라’ 등 군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에 악의적 여론에 반박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스1 |
이에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사실과 다른 소문 때문에 손님이 줄어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신고했고, 군은 작년 7월 동일한 문장 구조의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조회 수와 추천 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등 조직적인 유포 정황을 포착해 형사 고발에 나섰다. 다만 경찰은 같은 해 10월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성명 불상자가 인터넷에 양양 지역의 이미지를 저하할 우려가 있는 허위 사실을 게시한 점은 인정되지만, 피해자 특정성이 부족하고 지역 이미지 훼손과 개별 업체의 경영 저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에는 양양 지역 한 카페에서 핸드크림을 발랐다는 이유로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내용이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은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카페가 양양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며 공식 보도자료를 내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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